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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20년 제38회 법원행시 수석합격자 이경아 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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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주 기자 | 2020.12.15 10:46 입력

1-1.jpg▲ 2020년 법원행시 수석 합격자 이경아(고려대 법학과 졸업)
 

  고시생활은 복잡한 생각은 묻어 두고, 성실한 하루를 쌓아올리는 것

 

올해 법원행시 수석 합격자 이경아 씨는 여는 법대생처럼 자연스레 사법시험을 준비했지만 지난 2017년 마지막 시험을 끝으로 사법시험이 폐지되면서 법원행시에 도전했다.

 

그동안 법원행시 1차 1회, 사법시험 1차 3회 합격 등 1차 시험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지만 답안 작성에 부담을 느낀 이 씨는 결국 지난해 2차 시험에서 한 차례 불합격하게 된다. 슬럼프는 바로 이런 곳에서 온다.

 

길다면 긴 고시생활에 도가 텄다고 할 수도 있었지만 현실은 더 무겁게 다가왔다.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고 하듯, 정상이 코 앞에 보이는 그 시점에 낙방을 하면서 집중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경아 씨는 “2차 시험에 불합격하면서 그 스트레스로 인해 학습을 진행할 수가 없을 정도였지만 시험에 임박하자 흐트러진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다”라며 고시생으로서 감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담담하게 말했다.

 

이 씨는 “사실, 고시생이라면 합격할 때까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고, 합격하겠다는 목표를 가졌다면, 복잡한 생각은 묻어 두고 성실한 하루를 매일 쌓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에 본지는 다년간의 수험생활을 마무리하고 올해는 법원행시 수석 합격자로, 내년부터는 공직자의 삶을 시작하는 이경아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김민주 기자 gosiweek@gmail.com

 

Q1. 본인 소개 및 합격 소감

안녕하세요. 2020년 제38회 법원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한 이경아입니다. 2차 합격 명단을 보고도 믿기지 않았는데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어 기쁩니다.

 

Q2. 법원행시를 준비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법학을 전공했고 사법시험 준비 경험이 있어 법원행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인이나 주변 법률문제를 접하며 법학을 모르는 일반인이 재판 청구에 갖는 두려움과 법원의 재판에 대한 신뢰를 느꼈고 국민들이 더욱 쉽게 법원을 통해 권리 구제를 받도록 돕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Q3. 1차 시험 준비 과정

법원행시만 본격적으로 준비한 기간은 2018년부터 3년간이지만 대학교 졸업 후 사법시험에 계속 응시했기에 매우 긴 시간 법학 과목을 공부해 왔습니다.

 

법원행시 1차 시험 1회, 사법시험 1차 시험 3회 합격 경험이 있어 초시생과는 다르게 준비했습니다. 사람마다 맞는 공부 방법이 다르지만 저는 1차는 문제를 많이 풀고 오답노트를 많이 작성할수록 1차 시험 점수가 높은 경향이 있었습니다.

 

올해는 1차 시험 40일 전부터 1차 시험 대비를 시작해 헌법 문제집 5권, 민법 3권, 형법 6권을 풀고 오답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오답노트는 제가 혼동했던 문제의 키워드를 찾고 관련 논점을 찾아 적기도 했으며 민법과 형법은 2차 시험을 대비해 판례 문제를 사례형 문제 풀듯이 목차와 키워드를 적어보기도 했습니다.

 

문제집 선택은 헌법은 법원행시, 법무사시험, 공무원, 변호사시험 기출문제집을, 민법은 법원행시와 법무사시험, 변호사시험 기출문제를 형법은 법원행시, 변호사시험 기출문제와 경찰간부후보생, 경찰승진 등 경찰시험 관련 기출문제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기출문제는 인터넷으로 출력할 수도 있지만 해설을 찾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문제집을 보았습니다. 또한 법원사무관 승진 기출문제 중 관련된 과목을 찾아보았고 3~5년의 최신판례와 헌법 부속법령집을 더했습니다.

 

1차 대비를 문제 풀이로 할 경우 문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답노트를 작성해 내가 몰랐던 부분을 정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또한 기본서 없이 오답노트로 시험 직전 마무리할 계획이라면 오답노트를 보았을 때 기본교재의 내용이나 문제집 해설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오답노트를 보며 계속 혼란스러워 마지막 정리를 그르칠 수 있습니다. 기본교재와 오답노트를 번갈아 보는 것도 좋습니다. 저는 오답노트를 보며 혼동되는 부분은 판례와 문제집 해설을 찾아보았습니다.

 

Q4. 2차 시험 준비 과정

2019년 법원행시 2차 시험은 강의에 의존하며 준비했습니다. 하루 10시간의 강의를 수강하기도 했는데 이해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수강시간이 너무 길어 시험 마지막에 정리할 시간이 부족해 2019년 법원행시 2차 시험에 낙방했습니다.

 

2020년은 강의를 줄이고 1월부터 4월까지 민법 형법 사례형과 판례로 논술형 시험에 대비했고, 5월부터 7월 중순까지 나머지 2차 시험 과목을 보았는데 슬럼프로 열심히 하지는 못했습니다.

 

법무사시험과 변호사시험의 출제경향에 모두 대비했고 3년분의 최신판례를 사례와 약술 모두로 출제 가능하다고 생각해 정리했습니다. 법원행시, 법무사시험 기출, 법원사무관승진시험, 변호사시험 기출문제를 정리했습니다.

 

법원행시는 약술형 준비가 특히 부담입니다. 사견으로는 요약서나 기본서를 외워 쓰는 것도 좋지만 법학 과목의 기본 목차를 기준으로 중요 판례와 최신판례, 관련된 논점도 언급하여 되도록 많은 논점을 쓰는 것이 득점에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요약서나 기본서의 내용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약술형 목차를 직접 구성하는 연습을 했고 기본서나 판례의 논점을 보면 약술형으로 목차를 구성하고 키워드를 적어보았는데 사례나 판례문제 대비에도 효율적이었습니다.

 

법원행시는 2차 시험 마지막 정리 기간이 두 달 남짓으로 짧아 체력적 부담이 큽니다. 저의 경우 체력 문제로 공부시간을 많이 확보하지 못해 답안 작성을 거의 하지 못해 불안했습니다. 답안작성 대신에 기본서와 최신판례, 사례집을 보며 중요 논점의 목차와 키워드를 계속 적어보았는데 실전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답안 작성은 많이 할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혹여 제 경험을 듣고 답안 작성을 소홀히 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판례는 원문을 정확히 암기하기에는 부담이 커 키워드를 외우는 것으로 대비했고 중요 판례는 키워드를 두문자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법조문은 가장 강력한 논거이며 득점 포인트라 생각해 답안 작성 시 최대한 많은 조문을 쓰려 노력했고 형사소송규칙, 민사소송규칙 등도 필요한 경우 언급했습니다. 법조문은 암기하기 쉽기 때문에 논점에 해당하는 조문을 기계적으로 암기해 답안 작성 시간을 단축했습니다.

 

1, 2차 시험 모두 시간 안배가 중요하며 정확성이 보장되는 한 빠르게 풀수록 유리합니다. 2차 시험 답안 작성 분량에 대해 논란이 있지만 저나 제 주변의 합격자를 보면 6~7면을 작성하든 12면을 작성하든 논점과 키워드를 정확히 적시한다면 분량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 논술형 작성 시 서술을 늘릴 욕심에 분량 조절을 못해 시간 안배에 실패하는 것이 최대 문제점이었기에 시간 조절을 꼭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Q5. 취약했던 과목은 무엇이며, 어떻게 보완했습니까?

민사소송법에 취약했는데 보완 방법은 위에서 언급한 공부 방법과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민사소송법 실력은 법원행시 2차 시험 합격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민법의 채권자 취소권과 대위권은 소송법적 지식이 있을 때 이해가 빠르며 행정쟁송법은 민사소송법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더욱 쉽게 배울 수 있고 기판력은 상통하는 부분이며 형사소송법의 상소 부분은 민사소송법의 상소 부분을 이해했을 때 더욱 편하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민법과 형법은 1차 시험을 거치므로 2차 시험 마지막 정리에 소홀해지기 쉬운데 저는 특히 민법의 2차 시험 점수가 늘 좋지 못했고 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2019년 2차 시험을 민법 저득점으로 탈락한 뒤에 많이 반성했습니다. 특히 민법 1차 시험 점수가 늘 좋은 편이어서 2차도 괜찮을 것이라 안심하고 2차 시험 마지막 정리에 민법을 소홀히 한 것이 후회스러워 민법 2차 시험 대비를 늘렸지만 크게 효과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1차 시험에 대비한 판례 습득과 객관식 문제 풀이에는 능숙했지만 2차 사례 논점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Q6. 면접시험 준비 과정

인성검사 이후 면접 스터디가 조직되어 참여했습니다. 평소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사람들 앞에서 발언하는 것을 크게 두려워하지는 않았지만 면접은 달랐습니다. 토론에 사용하는 어휘는 일상적인 대화와 달라 적응이 쉽지 않았습니다.

 

면접 당일 대기실에서는 긴장을 풀고 웃으며 대기했지만 실제 면접시험장에서 발언 도중 머릿속이 새하얗게 바래는 경험을 몇 번 했을 정도로 어려웠습니다. 그저 대답을 하지 못하면 떨어진다 생각하며 필사적으로 답변을 이어갔습니다.

 

제 경험으로 면접은 절대로 요식행위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저는 2차 시험을 마치고 불안에 떨며 공부와 면접 준비 모두 하지 못했는데 면접에 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Q7. 슬럼프가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저는 건강 문제로 학습에 지장을 받을 때 슬럼프를 느꼈습니다. 평소 운동 수업을 들으며 체력을 지켰는데 코로나로 인해 중단하며 체력 부족을 느꼈습니다. 부족한 운동은 잠들기 전 간단한 복근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적으나마 보완했습니다.

 

한 자세로 앉아 몇 시간을 버티는 고시 생활은 몸이 굳어 통증이 생기기 쉬운데 잠들기 전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풀어주면 좋은 것 같습니다. 또한 체력을 지키기 위해 수면시간을 충분히 확보했고 낮잠도 꼭 잤으며, 공부 도중 졸릴 때는 바로 휴식을 취한 뒤 맑은 정신으로 공부했습니다.

 

2019년 법원행시 2차 시험 불합격 후 스트레스가 심해 학습에 지장을 받았습니다. 시험이 임박해 긴장이 되자 흐트러진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습니다. 고시생은 합격할 때까지 계속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고 공부가 잘되지 않으면 슬럼프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찾기보다는 모의고사와 문제풀이 등 공부로 소소한 성취감을 쌓아올리는 것이 그나마 정답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Q8. 법원행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개인적으로 2019년 법원행시를 치르고 합격을 확신했지만 낙방한 뒤에 좌절감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고시 생활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쉽지 않음은 누구나 같기에 조언이라 해도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산 정상에 도달하기 전 마지막 오르막길을 버텨낼 때, 고통을 뒤로하고 순간에 집중하여 내딛은 한 발자국들이 쌓이고 쌓여 목적지에 도달하게 됩니다. 법원행시에 합격하겠다는 목표를 가졌다면 복잡한 생각은 묻어 두고 성실한 하루를 매일 쌓아 올리셨으면 좋겠습니다.

 

Q9. 앞으로의 계획

저는 오랜 시간 저 자신을 학생으로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이제 수험생활을 마무리하며 학생과 공직자의 태도는 달라야 함을 느낍니다. 앞으로 법원의 일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공직자로서의 길을 고민하며 소양을 쌓는 시간을 보내겠습니다.

[ 김민주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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