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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준 변호사의 사건기록] 단체 규약에서 정한 ‘절차 준수’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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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1.01.12 09:52 입력


최낙준.jpg
최낙준 변호사(백준법률사무소)

 

[최낙준 변호사의 사건기록] 단체 규약에서 정한 ‘절차 준수’의 중요성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최낙준 변호사입니다. 단체의 대표자를 선출하거나 해임하는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한 사건을 보면, 대부분 절차 위반 문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단체 내부 분쟁과 관련하여 상담을 진행해 보면, 적지 않은 분들이 단체가 정해 놓은 절차의 의미와 내용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있었고, 심지어 ‘다수 구성원들이 지지를 한다면 절차를 좀 위반해도 괜찮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단체가 운영되는 모습을 보면, 단체 규칙을 준수하면서 단체를 운영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구성원 다수가 규칙이 정해 놓은 절차와는 다른 방식으로 안건 또는 의제를 처리하자고 의장(회장)에게 제안할 경우, 의장이 이러한 다수 의견을 무시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한 사건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다만, 사건이 복잡해서 몇 가지 쟁점에 한정해서 소개해 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2. 사실관계

가. 보통 종중이 그렇듯이, 이 사건 종중 역시 여러 지파로 이루어져 있고 각 지파 소속 종중원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어서 종중의 중요안건을 처리하기가 위해 임시총회를 수시로 소집·개최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종중은 규약 개정을 통해 최고의결기구인 임원회를 두고, 이 임원회에서 종중 대표자인 도유사(회장) 선출과 같은 중요 안건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나. 이후 이 사건 종중의 도유사인 김00은 임기만료를 앞두고 신임 도유사 선출을 위한 임원회(①임원회)를 개최하였습니다. 당시 임원회에는 회원 40명 중 30명이 참석하였고 임시의장의 주재 하에 신임 도유사 선임절차를 진행하였는데, 그러던 중 회원들이 도유사 선임방법에 대하여 각 지파에서 1인씩 전형위원을 추천하여 그 전형위원들로 구성된 전형위원회에서 도유사를 선임하자는 제1안(간선제안)과 종전처럼 임원회에서 다수결로 도유사를 선임하자는 제2안(직선제안)을 제의하였고, 이에 임시의장은 각각의 안건에 별도의 결의절차 없이 회원 다수가 주장한 제1안을 채택하고 각 지파에서 1인씩 전형위원을 추천해 줄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5명의 전형위원이 추천되었고, 이후 개최된 전형위원회는 과반수의 찬성으로 김**을 도유사로 선출하였습니다.

 

당시 이 사건 종중 규약에는 ‘임원회는 도유사가 소집하여 과반수 이상의 출석과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결의하고, 도유사는 임원회에서 선출 및 인준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을 뿐, 임원의 구체적인 선출방법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김00은 간선제에 의한 도유사 선임절차를 채택한 것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임원회를 정회하고 폐회를 선언하였고 이후 김00은 위와 같이 김**을 도유사로 선출한 결의가 적법하지 않다는 이유로 다시 임원회(②임원회)를 소집을 하여 ②임원회에서 김00 스스로를 도유사로 선임하였습니다.

 

이후 김**은 임원회(③임원회)를 개최하여 ‘도유사를 간선제 방식으로 선출한다’는 내용으로 종중 규약을 개정하였고, 한 달 후 다시 임원회(④임원회)를 개최하여 개정된 종중 규약에 따라 간선제 방식으로 김** 본인을 도유사로 선출하였습니다. 위 규약 개정 및 도유사 선출은 모두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였습니다.

 

위 ④임원회에서 도유사로 선출된 김**은 ②임원회에서 도유사로 선출된 김00에게 종중 업무 인계를 요구했으나, 김00은 자신이 이 사건 종중의 적법한 도유사라고 주장하며 위 요구를 거부하자, 김**은 김00에게 ‘종중 관련 서류를 인도하고, 이 사건 종중의 도유사 직함을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고, 필자 사무실은 피고의 대리하여 다투었습니다.

 

3. 쟁점 및 사건의 경과

가. 이 사건 종중 규약에는 ‘임원회는 도유사가 소집하여 과반수 이상의 출석과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결의하고, 도유사는 임원회에서 선출 및 인준한다.’라고 규정되었을 뿐 임원의 구체적인 선출방법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 중종은 지금까지 임원회에서 도유사를 직선제 방식으로 선출해 왔는데, 이 사건 임원회(①임원회)에서 갑자기 간선제 방식으로 도유사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면, 이 결정은 종중 규약에 위반되는 것일까요.

: 종중규약에는 임원의 구체적인 선출방법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임원회에서 도유사를 간선제 방식으로 선출하기로 결의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할 것입니다.

 

나. 이 사건 임원회(①임원회)에서 임시의장이 도유사를 간선제 방식으로 선출하자는 회원들의 제안에 대해 별도의 결의 절차 없이 이 제안을 채택한 후 이 방식으로 도유사를 선출했다면, 이 절차는 적법할까요.

: 이 사건 종중 규약에는 임원의 구체적인 선출방법에 관하여는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결의방법( ‘과반수 이상 출석과 과반수 이상 찬성으로 결의한다’)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임원회에서 간선제 방식으로 도유사를 선출하기 위해서는 간선제 안건에 대해 회원들의 결의를 거쳤어야 합니다. 임시의장이 별도의 결의 절차 없이 간선제 방식으로 도유사를 선출하기로 정한 것은 종중 규약에 반한다고 할 것입니다.

 

다. 그렇다면 ③임원회에서 간선제 방식으로 도유사를 선출한다는 내용으로 종중규약 개정을 한 후, ④임원회에서 간선제 방식으로 김**을 도유사로 선출했다면, 김**을 정당한 도유사로 볼 수 있을까요. 혹은 위 ④임원회 결의는 김**을 도유사로 선출한 ①임원회 결의를 ‘사후추인’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요.

: 이 사건 종중규약에 따르면 임원회의 소집권자는 도유사입니다. 하지만, 이 사건 ③임원회, ④임원회의 소집권자는 당시 적법한 도유사가 아니었던 김**이 소집했으므로, ③임원회, ④임원회에서 결의한 내용은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참고로, 종중 규약이나 관행에 의하여 매년 일정한 날에 일정한 장소에서 정기적으로 종중원들이 집합하여 종중의 대소사를 처리하기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별도로 종중회의의 소집절차가 필요하지 않지만(대법원 1992.3.10. 선고 91다43862 판결), 이 사건 임원회는 정기로 소집되는 회의가 아니었으므로 규약이 정한 내용에 따라 소집절차를 준수했어야 합니다.

 

라. 이 사건 제1심 법원은 원고 청구를 각하하였고, 원고는 이에 대해 고등법원과 대법원에 각 항소, 상고하였지만, 제1심 법원의 판결이 번복되지는 않았습니다.

 

4. 마무리하며

종중 회장이 종중 소유 재산을 처분하는 경우와 같이 중요 안건을 처리할 때에는 종중총회의 결의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종중총회는 종중원 전원에게 소집통지를 하여 개최함이 원칙이지만, 종중이 파악하고 있는 종중원의 연락처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종중원이 소집통지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총회 출석율이 극히 낮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중종은 총회결의를 거쳐 종중재산 처분 등 중요 안건은 종중의 임원들로 구성된 임원회에서 결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종중규약 개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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