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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준 변호사의 사건기록] 임대건물의 단전조치를 검토하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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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1.03.10 09:41 입력

최낙준 변호사.jpg

최낙준 변호사 (백준법률사무소)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최낙준 변호사입니다. 부동산 분쟁 사건을 종종 수임하다보면 이와 연관된 사건을 맡아 진행하기도 하는데, 이런 사건 중 하나가 이번에 소개해 드릴 임대건물의 단전조치 사건입니다.

 

임대인이 임대목적물의 전기차단기를 내림으로써 임차인의 업무를 방해했다면 이는 업무방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차인이 차임을 연체한 채 잠적하였고 이후 낯선 사람들이 임차인의 사무실에 무단출입하는 상황에서 임대인이 건물 관리를 위해 단전조치를 했다면 이 역시 위법한 단전조치일까요.

 

이 사건은 임대인이 건물 관리 차원에서 단전조치를 했는데, 이것이 업무방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투어졌던 사건이었습니다.


2. 사실관계

가. 임대인측이 인식한 구체적 정황

임대인 A는 임차인 B 주식회사와 이 사건 건물 502호에 대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대했습니다. 이후 B 주식회사가 자금상태가 악화되면서 임대료 및 관리비를 체납하자, 임대인 A는 임차인 B 주식회사에게 3기분 임대료 연체를 이유로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지했습니다. 다만, 502호가 임대인측에게 반환되지는 않고 있었습니다.

 

이후 B 주식회사는 경영상태가 더욱 악화되어 실질적 대표이사가 잠적하고 사실상 폐업상태가 되었고, 그해 연말에는 B 주식회사 임직원들 마저 모두 퇴사하여, 502호는 빈 사무실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B 주식회사의 채권자들로 보이는 외부인들이 502호를 드나들기 시작하면서 건물 전체의 관리에도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생겼습니다. 임대인 A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 첨부된 관리규약에 임차인이 차임을 3기 이상 연체시 임대인이 단전조치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으니 단전조치를 해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하고, 오전시간에 502호에 머물던 외부인들에게 퇴실요청을 하면서 오후에 단전조치를 하겠다고 사전통지를 한 후 같은 날 18:00.경 502호 전기스위치를 차단했습니다.

 

단전조치한 다음 날 502호 점유자들이 임대인에게 강력하게 항의하며 소란을 피우자, 임대인은 건물에 입주한 다른 임차인들을 고려하여 단전조치를 해제했습니다.

 

나. 문제점

임대인 A는, 임차인 B 주식회사의 대표가 잠적하여 연락이 되지 않고 회사의 모든 직원들은 퇴사하여 임차사무실에는 컴퓨터 2∼3대와 몇몇 사무용 집기들만 남아 있는 빈 사무실의 형태가 되자, 위 502호에 드나들던 사람들을 B 주식회사의 채권자로 보았습니다. 실제로 502호를 점유한 사람들은 이 사건 건물 관리 직원들에게 본인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단전조치 이후 502호에 머물던 사람들이 본인들은 B 주식회사의 새로운 대표이사와 직원들로서 사업 재개를 준비 중에 있었고, 더욱이 B 주식회사의 종전 직원 일부가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502호에 간헐적으로 출근하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하면서, 단전조치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나왔습니다.

 

3. 「단전에 의한 업무방해」에 대한 법리

가. 관련 법리

형법 제314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업무방해죄의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사회적·경제적 지위에 의한 압박도 포함되기 때문에, ‘단전’ 역시 업무방해의 위력에 의해 해당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을 살펴보면,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되는 ‘업무’란 직업 또는 계속적으로 종사하는 사무나 사업으로서 타인의 위법한 행위에 의한 침해로부터 보호할 가치가 있으면 되고, 반드시 그 업무가 적법하거나 유효할 필요는 없으므로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업무인지 여부는 그 사무가 사실상 평온하게 이루어져 사회적 활동의 기반이 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고, 그 업무의 개시나 수행과정에 실체상 또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 하더라도 그 정도가 사회생활상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는 데까지 이르지 아니한 이상 업무방해죄의 보호대상이 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3도4430 판결), “피고인의 단수·단전행위는 자신의 궁박한 상황에서 임차인의 부당한 의무 불이행에 대해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로서, 임차인의 권리를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것으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며, 그 동기와 목적, 수단과 방법, 그와 같은 조치에 이르게 된 경위 등 여러 가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이 있는 위법성이 결여된 행위로서 형법 제20조에 정하여진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6도9157. 판결).

 

나. 소결

이와 같은 대법원 입장과 이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단전조치가 업무방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① 단전조치 당시에 피해자의 업무가 실제로 수행 중에 있고, ② 단전조치가 상대방의 사전승낙 없는 부당한 권한행사에 해당하여야 하고, ③ 단전조치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4. 사건의 경과(지면관계상 재판에 이르게 된 경과 과정을 생략·각색했습니다.)

가. 제1심 법원의 판결

공판과정에서 드러난 사실 중 하나는, 임대목적물을 점유하던 사람들 중 한명은 B 주식회사의 새로운 대표이사라는 점이었습니다. 새로운 대표이사는 임대인측이 연체차임 납부를 재촉할 것을 우려하여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였는데, 임대인 A로서는 상당히 억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법원은 1년 넘게 재판을 진행한 끝에 이 사건 단전조치가 위법하다면서 피고인에게 3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판시사항을 살펴보면, B 주식회사의 직원 대부분이 퇴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직원이 남아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간헐적으로 출근하고 있었고, B 주식회사는 거래처와 업무가 남아 있었을 뿐만 아니라 502호에는 컴퓨터 등 사무실 집기가 있었는데 이 사건 단전조치로 컴퓨터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으며, 임차인 회사에 임대차계약 해지를 원인으로 이 사건 502호에 대한 인도를 요구하거나 인도를 위한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 단전조치가 피해자 회사의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고,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특히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에 첨부된 관리규약에 단전조치가 가능하다는 내용이 들어있더라도, 임차인이 단전조치에 사전승낙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위 법원은 이 사건 단전조치 당시 연체차임 등을 공제하더라도 임대차보증금이 충분히 남아 있었고,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당일 경고만을 한 후 단전조치를 한 것은 임차인의 권리를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것으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하면서 형법 제20조에 정하여진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나. 소결

임대인 A는 낯선 사람들이 빈 임대사무실을 점거하는 상황에서 건물 관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단전조치를 한 사안이었지만, 공판절차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B 주식회사 전 직원이 예상 밖의 진술(업무인수인계를 위해 사무실에 출근한 적 있다는 진술)을 함으로써 불리하게 판결이 선고되었습니다. 이 사건 판결은 벌금 액수가 상당히 적어 다행이었지만, 법리적·사실적 측면에서 결과를 승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지는 않았습니다.


5. 마무리하며

현재 단전조치를 고민하는 임대인이라면, 단전조치에 앞서 임대목적물에서 업무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 사무실에 출입하는 사람들의 신분, 임차인의 사전 동의 유무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이러한 확인 작업을 통해서도 단전조치가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면, 소송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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