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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이제는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제도, 그 제도를 바라보며 갖는 간절한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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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1.03.26 13:50 입력
양필구.jpg
양필구(전남대 로스쿨 7기)

 

※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제는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제도, 그 제도를 바라보며 갖는 간절한 소망

- 죽어야 하는 삶은 없다. 무조건 살자 -

 

필자는 한 달에 한번 글을 올릴까 말까 하는 조악한 블로그를 운영한다. 시험을 보기 전에는 ‘시험을 보고 나면 며칠에 한 번이라도 글을 올려 봐야겠다.’라고 생각을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하다. 마지막으로 올렸던 글이 지난달에 전임 변협 협회장님께서 퇴임하시며(약 한 달 전) 남긴 말씀이었다.

 

그런 조악한 블로그에 누군가가 댓글을 달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그 댓글이 달린 지 며칠 뒤의 일이었다. 평소에 블로그에 홍보성 댓글이 많이 달려서, 댓글이 달렸다는 알람을 십중팔구는 무시하는데 이번에는 뭔가 느낌이 달라 그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지방 모 로스쿨생이(졸업생인지 재학생인지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었다. 글의 출처가 신뢰성이 높은 커뮤니티는 아니었지만,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로스쿨생이 쓰는 커뮤니티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 해당 상황을 알리고 소식을 수소문하였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가 없었다.

 

또한, 해당 학교에 전화해서 확인을 해 본 결과 학교 측에서는 해당 소식을 들은 바가 없다고 확인을 할 수 있었다. 재학생 중에서 이런 입에 담기조차 황망한 변고가 생겼다면 학교에서 이를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해당 글이 사실이라면 대상은 해당 로스쿨을 졸업하신 분이실 것이다.

 

부디 이 내용이 그냥 소위 말하는 ‘허언’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 제도의 모순(이제 졸업시험의 경쟁률이 2대 1을 돌파하고,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2대 1인 이 현실) 속에서 지난 4년간 스스로 생을 마감하신 사람만 4명, 만약 누군가 제보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스스로 생을 마감하신 분만 5명이다. 매해 1명 이상의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작년에 명확하게 딱 하나 좋았던 것이 있다면 그것은 같은 공부를 하던 누군가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을 듣지 않은 것이었다. 고인을 애도하는 글을 쓰는 것이 이번이 4번째이지만, 단 한 번도 이 순간이 익숙했던 적이 없다. 맨정신으로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더욱 비통한 것은 모두가 이제 이런 소식을 현실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이 소식이 현실이 아니라고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이제 이런 일은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죽음이 일상인 제도, 그것이 로스쿨 제도가 되어버렸다.

 

제도가 구조적으로 사람을 살해하고, 또 병들게 하고 있지만, 로스쿨을 나와서 변호사질 해 먹는 종자들은 오늘도 ‘배고픈 변호사론’을 펼치며 협회에서 완장질이나 하고 있겠지... 자신들이 연구의 주체로 참여한 내용조차 부정하며 후배들을 노예로 만들 궁리나 하면서….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혹시라도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 분들에게 간곡히 호소하고 싶다. ‘사람이 죽어야 할 이유가 없고, 사람이 사는 데 이유가 필요 없습니다. 현실이 어렵고 힘들지만, 함께 이겨냅시다. 살면서 웃으며 함께 이겨냅시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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