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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준 변호사의 사건기록] 민법 제760조 공동불법행위가 문제되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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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1.04.13 16:22 입력
최낙준 변호사.jpg
최낙준 변호사 (백준법률사무소)

 

[최낙준 변호사의 사건기록] 민법 제760조 공동불법행위가 문제되는 사례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최낙준 변호사입니다. 이번에는 공동불법행위자의 민사상 책임이 문제된 사건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민법 제760조 제1항은 ‘수인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아래 사건과 같은 경우에도 공동불법행위가 문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법인 사무를 총괄하는 사람이 법인 설립 자금을 출연한 사실상 설립자에게 출연금을 반환해 준 경우, 자금 관리자 역시 민사상 공동불법행위자에 해당하여 법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자금 관리자는 본인이 법인 자금을 취득한 사실이 없고 설립자의 요청에 부득이하게 응한 것이니 민사상 책임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2. 사실관계

이 사건 법인은 2016. 3.경 주무부처의 허가를 받아 설립등기를 마친 민법 제32조 소정의 비영리법인으로서, 설립 과정에서 기본재산으로 6천만 원이 신고되었습니다.

 

이 사건 법인의 설립을 실질적으로 주도하였던 사람은 홍00이었고, 법인의 설립 목적에 뜻을 같이 하는 여러 사람들은 위 홍00의 권유에 따라 법인의 회원 겸 임원으로 설립에 참여했습니다.

 

이 사건 법인의 설립을 주도했던 홍00은 설립 이후에도 법인의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후 자금 관리를 포함한 모든 업무를 사실상 총괄하였습니다. 이 사건 법인의 임원들은 본업이 있었으므로 법인 업무에 크게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홍00이 이 사건 법인 자금 일부를 부당하게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이 법인의 임원들이 이러한 의혹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법인의 목적사업과 수익사업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이 사건 법인이 장부상 당연히 보유해야 할 기본재산 등의 소재가 불명하다는 점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 사건 법인은 홍00이 법인의 기본재산 등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홍00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필자는 이 사건 법인 측을 대리하여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3. 소송경과

가. 이 사건 법인의 임원들은 홍00이 모든 업무를 총괄하면서 법인 자금이 입금된 통장과 입출금용 도장을 관리·보관했고, 위 통장에서 법인 자금이 인출된 내역을 확인했으므로, 홍00이 법인의 사라진 자금을 횡령했다고 판단하고 홍00을 상대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위 홍00 측은 위 소송에서 이 사건 법인의 주장을 반박했는데, 그 요지는 법인 자금을 실제 출연한 자는 김**이었고, 김**이 위 출연 자금을 반환해 달라고 요청하여 홍00 본인이 어쩔 수 없이 법인 통장과 입출금용 도장을 김**이 건네주었으니 본인은 책임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나. (1) 홍00의 위 주장 내용을 보면, 홍00 스스로 민법 제760조 제1항의 협의의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책임을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수인이 공동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의 경우 행위자 상호간의 공모는 물론 공동의 인식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객관적으로 그 공동행위가 관련공동되어 있으면 족하고, 그 관련공동성 있는 행위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함으로써 그에 대한 배상책임을 지는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이며, 공동불법행위에서 방조라 함은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입니다(대법원 2001. 5. 8. 선고 2001다2181 판결 참조).

 

또한 공동불법행위책임은 가해자 각 개인의 행위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그로 인한 손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해자들이 공동으로 가한 불법행위에 대하여 그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므로, 공동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범위는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가해자들 전원의 행위를 전체적으로 함께 평가하여 정하여야 하고, 그 손해배상액에 대하여는 가해자 각자가 그 금액의 전부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며, 가해자의 1인이 다른 가해자에 비하여 불법행위에 가공한 정도가 경미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그 가해자의 책임 범위를 위와 같이 정하여진 손해배상액의 일부로 제한하여 인정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1998. 10. 20. 선고 98다31691 판결 참조).

이에 따라 법인 측은 홍00이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홍00측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2) 한편 이 사건 소송 진행 과정에서, 홍00측이 사건 법인 출연금은 김**이 지출했고, 위 금원을 회수해 잔 것도 김**이므로, 법인이 이 금원을 회수하려면 홍00이 아닌 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취지로 다투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홍00 측의 주장은 법인의 성격을 오해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법제는 자연인뿐만 아니라 법인도 권리의무의 주체로 보고 있으므로, 김**이 법인의 설립과정에서 자금을 출연했다고 하여 자금 출연자를 설립된 법인의 소유자로 볼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 법인의 설립과정에서 김**의 출연자금이 법인의 기본재산이 되었지만, 출연금은 그 출연과 함께 바로 법인 앞으로 귀속되는 것이며, 정관 소정의 절차를 거쳐 정관 변경 등의 절차와 총회, 이사회 등의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출연자의 출연금 회수는 법률상 허용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 법인 측은 이러한 피고 측 주장에 대해 출연자 김**의 출연금 회수가 허용되지 않음에도 홍00이 김**이 출연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하였음이 분명한 이상, 법인에 대한 관계에서 홍00이 불법행위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공동불법행위자는 각자가 피해자에 대하여 연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이므로, 이 사건 법인이 공동불법행위자인 홍00, 김** 중 한 명을 선택해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한 것입니다.

 

다. 이 사건 제1심 판결은, 이 사건 법인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홍00이 법인의 기본재산이 입금되어 있는 이 사건 계좌를 관리하고 있던 중 김**에게 위 계좌의 통장 등을 넘겨주어 김** 측이 출연한 금액을 인출할 수 있도록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홍00이 적어도 김**이 횡령의 불법행위를 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여 이 사건 법인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인정되므로, 이 사건 법인에 대하여 김**과의 공동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을 부담한다고 보고, 이 사건 법인의 청구를 인용하였습니다.

 

4. 마무리하며

이 사건 법인은 이 사건 소 제기 전까지 홍00이 법인의 자금을 취득한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소송 진행 과정에서 피고 홍00가 법인 자금을 출연자 김**에게 반환한 것일 뿐 자신이 취득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하였고, 이로 인해 피고 홍00가 공동불법행위자임이 근거로 법인이 승소할 수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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