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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공짜 복지_정승열 법무사(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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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1.06.17 13:3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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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설과 추석, 어린이날에만 적용되는 대체공휴일 제도를 모든 휴일로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언론에 애드벌룬을 띄우고 있다. 대체휴일제의 근거는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인데, 2013년 11월 ‘대체공휴일’ 조항이 신설됐다. 당시 정부는 전통명절인 설과 추석에 전통문화를 보존·계승·발전과 고향 방문 등 국민 편의를 도모하고, 어린이날은 저출산 시대에 자녀 양육과 직장생활이 양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공휴일’은 관공서가 업무를 하지 않는 날인데, 대통령령 개정으로 ‘모든 휴일“로 넓히게 되면서 광복절부터 대체공휴일 제도가 적용될 것 같다. 사실 대체휴일제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근거하기 때문에 일반기업이 대체휴일을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용자 측의 의사와 달리 복지를 마다할 노조는 없기에 노사 합의로 시행될 것이 뻔하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한발 더 나아가 국민 휴가비도 지급하여 소비를 진작시키겠다고 한다. 명분은 내수 진작과 경제 활성화로 정부는 2차 추경을 서두르면서 작년처럼 전 국민에게 가구별이 아닌 개인별로 30만 원에서 50만 원 안팎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재원은 지난해 예상보다 더 걷힌 약 32조 원의 세수를 활용하여 빚을 내지 않고, 야당과 협의하여 7월에 추경안을 통과시켜서 광복절 이전이라도 휴가철에 맞춰 지급하겠다고 한다. 이미 여자를 남자로 바꾸는 것 이외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국회에서 야당이 반대하더라도 가능한 일이어서 광복절 전후로 국민 휴가비와 대체공휴일제로 소비를 진작시키겠다는 것이지만, 정부와 여당의 국정 인식에는 무서운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재정건전성 악화와 성급한 방역 완화라는 우려가 과제인데, 백신 접종률 17%인 상황에서 이 점을 간과하고 있다. 둘째,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수출과 생산이 격감하여 기업이나 국민의 생활이 매우 어렵고, 정부지출도 크게 늘었는데도 세수를 초과 달성했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과 국민에게서 억척스럽게 긁어모았다는 자백에 지나지 않는다. 또, 국가채무가 1,000조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선심성 지출보다 한 푼이라도 빚을 줄이는 것이 마땅한데도 코로나를 빙자하여 퍼주는 공짜 복지 저변에는 내년 3월 대통령선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이미 내년도 예산안에 공공일자리, 노인들 단기 아르바이트에 3조 1,000억을 편성하고, 젊은 병사들의 사기를 올린다며 병장 월급을 60만9,000원으로 올리고, 연 10만 원의 자기 계발비, 이발비 월 1만 원, 스킨·로션 비용 월 1만 원을 지급한다고 하는데, 이 모두가 선거를 염두에 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한다. 군대의 스킨로션이 코로나 극복과 무슨 관련이 있으며, 이런 복지제도를 시행하는 나라가 지구상에 있는지 모르겠다.

 

돌아보면, 복지를 빙자하여 선심 정책으로 공짜를 남발하는 나라는 모두 망했다. 아르헨티나는 1970년대 초 라틴아메리카에서 60%에 달하는 두꺼운 중산층과 빈곤율이 6% 정도에 그친 ‘남미의 유럽국가’였다. 하지만, 1976년 쿠데타로 페론 정부를 축출하고 집권한 군사정권은 무분별적 외자 유치와 자신들의 집권에 협력한 다국적기업을 불러들여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실속을 챙긴 외국자본과 기업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천문학적인 외채와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경제 파탄만 남았다. 1983년 군사정권이 물러난 아르헨티나의 중산층은 완전히 붕괴하고, 실업률 18%, 빈곤율은 40%로 치솟았다. 외채 상환을 위해 다시 외채를 끌어들이는 악순환이 시작되면서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8월, 9번째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한 나라가 되었다.

 

서구 문화의 원류인 그리스도 비슷하다. 그리스는 유로 단일 통화권 가입 이후 화폐가치 상승으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자, 해외에서 부채를 끌어와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메웠다. 이 때문에 세입이 지출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조가 되었으나, 공무원 숫자를 늘려서 실업을 해결하고, 공무원들은 퇴직하면 재직 때 받던 월급의 95%를 연금으로 받게 했다. 결국 그리스는 EU 연합과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 생명을 연명하고, 중국에 항구를 매각하고, 아름다운 섬들도 팔아먹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복지를 자랑했던 영국도 1960~ 70년대 공짜 복지에 병들고, 강성 노조에 휘둘려 오랫동안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이런 영국병을 치료한 사람은 “철(鐵)의 여인”이라는 별명이 붙은 마거릿 대처 총리였다. 그녀는 1979년 총리가 된 후 세 번 연임한 최초의 인물인데, 노조와 정면 대결하여 노조 파업으로 런던 시내 장례식장에 시체가 쌓이고 시체 썩는 냄새가 런던 시내를 덮쳐도 물러서지 않고 마침내 공짜 병을 앓던 영국을 치료했다. 대처 총리는 땀 흘리지 않는 자들이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의 등을 처먹고 사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규정하고 악의 고리를 끊었다. 정권은 일시적이지만, 나라와 국민은 영원하다. 공짜에 병들고 정권이 바뀌고 나면 그 책임과 부담은 누구의 몫이 될 것인가? 우리에게는 대처 총리와 같은 강단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한순간의 단맛보다는 내일을 생각하는 현명한 국민이 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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