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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모순_정승열 법무사(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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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1.07.01 11:2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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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철이 되어 전기사용량이 늘어나는 때,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 같다. 정부와 한전은 전기요금이 2013년 11월 이후에 한 번도 인상된 적이 없고, 국내 경기도 조금씩 호전되면서 전기수요가 늘고, 원유 가격 인상 등 여러 요인이 있다고 인상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명분은 타당하고 또 칼자루를 쥔 정부가 인상하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정부의 잘못된 정책 실패로 그 업보를 국민이 뒤집어쓰는 상황이어서 지켜보는 시민의 눈으로는 달갑지 않다.

 

최첨단과학 기술의 결합체인 우리의 원전은 안전성, 경제성 면에서 세계 1위로 자타가 공인하고 있으며, 지난 30년간 한국을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시킨 원동력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향후 수십 년 동안 세계 600조 원 규모의 원전시장에서 우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일자리 창출 산업이라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2017년 6월 고리 원전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좁은 국토에 25기의 원전이 밀집된 데다가 포항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어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원전 영구 정지 선포와 함께 탈핵(脫核) 국가 출발’을 선언했다. 이후 ‘원자력 제로’를 목표로 신규 원전 건설계획 백지화, 노후 원전 수명연장 중단, 7,000억 원을 들여 보수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등을 결정했다. 원전 비중을 2030년까지 30%에서 18%로 낮추고, LNG는 20%에서 37%, 신재생 에너지는 5%에서 20%로 높이겠다고도 했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탄소 중립을 선언하여 에너지정책은 탈원전과 탈 탄소가 동시에 진행하는 형국이 되었지만,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한 지 4년이 지나면서 그 폐해가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가장 저렴한 전기 생산원인 원전 생산량 전체의 28.8%를 차지했지만,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적극 장려한 태양광은 수많은 산지와 농지를 훼손하면서도 원전 2기 발전량에도 미치지 않는 2.2%에 불과했다. 풍력발전소 하나 짓는데도 1㎢의 공간이 필요하고, 원전 12기를 지을 수 있는 자금인 48조 원을 투자하여 전남 신안에 짓고 있는 풍력 단지에서 생산될 전력은 원전 1기 정도에 불과하다. 더욱이 원전 비중을 줄이는 대신 석탄·가스를 화석 에너지의 사용증가로 대기 오염이 심화하고, 원유 등 에너지 수입에 많은 외화를 지출하고 있다. 한전은 2017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8.78% 급감한 4조9,232억 원으로 줄더니, 2018년에는 2,080억 원, 2019년 상반기에만 9,285억 원의 적자를 내는 등 부채가 123조 원으로 늘어나서 전기요금 인상을 부추겨왔다.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도 전기 요금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어떤 이유를 믿고 그런 허풍을 떨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도 최근 정부는 8조 원 규모의 체코 원자력 발전소 건설 수주에 나섰다. 체코는 2040년까지 원전 발전 비중을 현재 30%대에서 최대 58%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두코바니 지역에 사업비 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1,000 ~ 1,200메가와트(㎿)급 원전 1기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자국에서는 위험하다며 탈원전을 선언한 정부로서는 참으로 모순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원전이 개발된 지 6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원전 가동에서 생기는 폐기물의 근본적인 처리 기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원전의 위험성 논란, 과연 원전이 값싸고 효율적인 에너지인가?하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동유럽·동남아 국가들은 경제성장을 뒷받침할 저렴한 전력원으로서 원전 수요가 증가하고, 또 탈원전을 추진하던 선진국들도 원전 건설 재개와 탈원전의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비중을 75%에서 50%로 줄이겠다던 프랑스는 최근 원전 6기의 신설을 추진 중이고, 영국도 30년 만에 원전 건설을 재개하여 현재 세계는 원전 443기가 가동 중이고, 52기가 건설 중이며, 또 98기가 건설을 계획하는 등 원전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 원전 사고의 위험보다 다른 어떤 전기생산원보다 저렴하고,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 온난화를 단축하는 것을 더 큰 위협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2012년 세계 최초로 소형모듈 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SMR)을 개발했지만, 탈원전 정책으로 기술이 사장되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지난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SMR 원자로와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바탕으로 해외 원전 수출 공동협력에 합의하여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바뀌는가 싶었다. 국회에서 모 야당 의원이 대정부 질의에서 “정부가 국민 안전을 빙자하며 탈핵을 주장하고 있지만, 핵무기로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는 북한에 대하여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모순이다.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가 ‘세계 최고 원자력 강국’의 반석 위에 올려놓은 과학자들은 적폐로 내몰고, 원전 기업과 수백개의 협력업체, 수만의 노동자와 가족들, 원전 지역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생계를 잃었다”고 하자, 국무총리는 탈원전은 세계적 추세이며, 신규 원전 건설은 안 된다며 세계의 조류와 다른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정부는 안정적 에너지 수급과 낮은 발전단가 등을 고려할 때 원전을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이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탈원전 정책을 바꾸어야만 원전 수출의 명분도 확보할 수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전기 생산에 드는 원가를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채택하여 유가가 상승을 구실로 전 분기 대비 kWh당 2.8원 올랐어야 했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탈원전 선언후 인상될 전기요금의 명분을 미리 만들어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뭇가지만 바라보는 어리석음에 실망하면서 분노하게 된다. 인간은 전지전능한 조물주가 아니어서 실수를 하게 된다. 그러나 리더라면 과오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올바른 길을 선택하는 용기도 중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욱 인간적인 매력과 신뢰하게 될 것이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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