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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아프간 특별공로자_정승열 법무사(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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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1.09.02 11:1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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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아프간 난민 391명이 8월 26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하여 입국했다. 정부는 이들이 지난 20년 동안 우리 정부의 아프간 재건 활동을 도왔던 ‘아프간 조력자’와 그 가족들로서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라고 했다.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기지에 아프간 난민들을 수용할 것이라는 발표를 의식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들의 입국이 미 정부의 압력이나 즉흥적인 조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듯이 8월 초부터 국내 후송계획을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전을 위해 언론에 알리지 않았으며, 미국, 영국 등 우방국도 아프간 조력자들을 자국에 수용하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2001년 911테러를 자행한 오사마 빈 라덴이 숨었다고 미국의 아프간 침공은 지난 20년 동안 1,200조라는 천문학적 비용과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지만, 전망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트럼프 행정부는 제2의 베트남 패전을 답습하게 될까 봐 작년 2월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이 알카에다 등 테러 집단과 교류를 단절하는 대신 미군은 14개월 이내 즉, 올해 5월 1일 이전에 철군하겠다’라는 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지난 1월 취임한 바이든 행정부가 철군을 잠정 중단했으나, 탈레반의 강력한 반발에 밀려 “싸우지 않으려는 정부를 위해 미국이 더 이상 싸울 수 없다”고 하면서 철군을 약속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침공했다가 일방적으로 철군한 미국은 곧 전쟁 패배나 다를 바 없다. 게다가 합의 후에도 완전 철군을 하기 전에 카불이 함락되고 대혼란이 벌어진 것도 미국의 위신을 극도로 추락시킨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러자 우방들은 과연 이런 미국을 동맹국으로 믿을 수 있는가 하는 비판과 함께 불안이 급등하고 있다.

 

30만 명으로 추산되는 아프간 정부군이 고작 8만 명의 탈레반 반군에게 무너진 상황은 월남전 패망의 데자뷔였다. 아프간 주재 미 대사관에서의 헬기 탈출 모습은 1975년 베트남의 수도 사이공(현 호찌민)에서의 탈출을 연상시켰고, 또 패망 직전 월남 대통령과 부통령이 잇달아 돈 가방을 챙겨 들고 달아난 상황도 카불 함락 직전 대통령이란 자가 트럭 4대에 달러를 가득 싣고 수송기에 미처 싣지 못한 한 돈 가방은 공항 활주로에 버리고 달아났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911테러 직후 미국이 지원요청에 따라 2001년 12월부터 현지 임무에 들어갔다. 그러나 2007년 7월 모 교회 선교단 23명이 탈레반에 피랍되어 그들을 인질 삼고 한국군의 철군을 요구하자, 그해 12월 철군했다. 2010년부터는 병원과 직업훈련원 등을 운영하는 지방재건팀(PRT) 임무를 수행하면서 지금까지 약 10억 달러(약 1조1,700억 원)의 유무상 원조를 했지만, 현지 사정이 점점 악화하자 정부는 아프간을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했다. 올 초까지 교민 5명이 거주했지만, 정부가 지난 6월 말 이들에게 철수를 요구했다. 대사관·코이카 등 필수 인력 20여 명만 남았다가 카불 함락 직후 전원 귀국했다.

 

사실 한국은 난민 지위에 관한 1951년 협약(난민협약)도 1992년에야 가입하는 등 난민 정책은 매우 인색했다. 또, 2018년 제주에 561명의 ‘제주 예멘 난민’ 사태가 벌어졌으나, 그중에는 사우디 국왕 암살을 모의하다 현지에서 체포되었던 자도 7명이나 있는 등 난민심사를 최종 통과한 ‘예멘 난민’은 단 2명이었다. 이후 정부는 예멘을 무비자 대상국에서 제외한 것을 생각하면, 이번에 391명의 아프간 난민을 일시에 기꺼이 받아들인 것은 매우 파격적이다. 정부는 이들이 현지 한국대사관, KOICA, 바그람 공군기지 내 한국병원과 한국직업훈련원 등에서 의사와 간호사, 통역사, 강사, IT전문가 등 전문 인력으로서 짧게는 1년, 길게는 7년 이상 근무자로서 총 76가구의 가족이라고 했다. 특히 입국자 중 5세 이하 영·유아가 100여 명이고, 미성년자와 여성까지 더하면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며, 인도주의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그렇지만 국내에서는 이들을 ‘위험한 난민’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첫째, 미국이 일방적으로 침공했다가 벌어진 업보를 동맹국에 분담시키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견도 많다. 또, 프랑스는 8월 13일부터 자국민과 현지인 통역사, 변호사, 기자, 심지어 요리사 등 ‘아프간 조력자’들을 수송기로 탈출시킨 인원이 1,300여 명에 이르는데, 프랑스 내무장관은 “프랑스로 데려온 아프간 조력자 중 5명이 탈레반과 연계됐다는 의혹이 있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입국자들이 한국과 업무를 시작하기 전부터 아프간 경찰과 정부 기관의 협조를 얻었고, 또 우방국과도 협조하여 철저한 신원확인 절차를 거쳐 선별된 사람들이라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부패하여 패망한 아프간 정부 시스템을 얼마나 신뢰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설사 그런 절차를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이후에 탈레반에 매수되었거나 암약하는 탈레반이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셋째, 정부는 국익에 도움이 된다며 이들을 데려왔지만, 혹시라도 이들이 향후 우리의 족쇄가 되지 않을는지도 걱정이다. 탈레반은 탈출한 자국민을 반역자로 간주할 것이 분명하다. 또, 우리가 아프간의 전후 복구사업 등에 참여하기 위한 족쇄로 작용할 것이 확실하다. 끝으로 공개된 탈레반 반군의 사진은 매우 충격적이다. 반군들은 재래식 AK소총 등 열악한 무기와 산적 차림의 복장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들은 우리도 아직 소지하지 못한 최신식 개인 야간 감시장비를 갖춘 AR 계열의 소총 등으로 무장했다. 게다가 부대 마크, 계급장, 이름표까지 부착된 일명 ‘개구리 전투복’을 단체로 착용하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전투복을 입수했으며, 최신식 무기들을 어떻게 입수했는지 의문이다. 어느 정부건 부패하여 군수물자가 적에게 넘어간 것은 중국국민당 정부가 중공에 패주하여 대만으로 쫓겨가고, 월남전 패망 사례에서 잘 알 수 있다. 한국군보다 첨단 개인 전투 장비를 능숙히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겠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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