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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변호사의 의료소송 IN] 진료기록부가 거짓이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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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1.09.28 15:34 입력

김성주 변호사.jpg

<김성주 변호사>

 

1. 들어가며

가. 안녕하세요. 김성주 변호사입니다. 의료사고가 의심된다면 먼저 해야 할 일은 진료기록부(의무기록부)를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 보셨나요? 실제로 의료소송에서 진료기록부는 절대적이고 유일한 증거가 되곤 하고 소송결과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등 법원은 진료기록부에 기재된 내용은 사실상 거의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나. 그런데, 의료소송에서 진료기록부의 중요성을 알기 위해서는 판결의 논리구조를 알아야 하는데요. 판결문을 보시면“사실관계-관련법리-판단”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먼저 사실관계를 확정한 후 이에 적용할 법리(의료소송에서는 의학지식)를 선별한 후, 그 사실관계에 위 법리(의학지식)를 적용하여 결론을 도출하는 이른바 ‘삼단논법의 형식’을 취하고 있고, 의료소송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의 논리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다. 여기서 진료기록부(의무기록부)는 이러한 판결문의 구조에서 “사실관계”에 결정적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결론에 해당하는 판단에 증거에 해당하는 “진료기록감정결과의 대상”이 되기도 하여, 진료기록부는 의료소송에서 미치는 영향은 가히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라. 실제로 법원이 소송과정에서 진료기록부에 기재되어 있는 부분에 대하여, 어떠한 경우에는 이를 신뢰하여 사실관계를 확정하면서 포함시키는 경우가 있는 반면, 또 다른 경우에는 그 기록을 통째로 믿지 않거나 혹은 특정부분만을 인정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마. 한편 환자측이 소송과정에서는 진료기록부에 기재된 내용이 허위라며 그 신뢰성을 다투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고, 실제로 CCTV나 환자 측이 촬영한 동영상 등에 진료기록부에 기재된 내용과 다른 경우가 꽤 있는데, 이런 경우 법원은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으나 다만 이해의 편의를 위해 대표적인 두 가지 사례를 제시하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2. 진료기록과 다른 내용이 CCTV에서 발견된 사례

가. 10개월 된 아기가 크룹(Croup, 후두를 포함한 기관, 기관지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특징적인 임상증상과 호흡곤란이 심하여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입니다)으로 인하여 기도가 폐쇄되어 기관삽관이 지연되어 사망한 사안에서, 피고병원 간호사가 작성한 간호기록지에 기재된 시각과 CCTV에 촬영된 시각이 서로 달랐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 측은 간호사가 자신의 손목시계 시간을 기준으로 위 간호기록지를 작성하다보니 다소간의 오차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나. 그런데 당시 사건현장을 촬영하던 CCTV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는데, 위 CCTV를 보면 당시 간호사가 양팔을 걷고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문제는 양팔 그 어디에도 손목시계가 없었던 점이었습니다.

 

다. 이러한 증거가 공개되자, 피고 측이 또다시 변명하기를 위 간호사가 원래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응급상황이 발생하자 그 손목시계를 풀어놓고 응급처치에 전념했기 때문이라고 변명하였으나, 위 응급상황 전에 찍힌 CCTV에서도 위 간호사는 양팔을 걷고 있었고 마찬가지로 양 팔 그 어디에도 손목시계는 없었습니다.

 

라. 이러한 상황에서, 담당재판부는 진료기록부를 배제한 채, CCTV에 촬영된 시각을 기준으로 사실관계를 정리하였고, 이러하다면 기관삽관을 지연한 것으로 보아 피고병원의 의료상 과실을 인정한 후 유족 측에게 손해배상금을 명하였습니다.

 

마. 이와 같이, 진료기록부에 기재된 내용과 명확하게 다른 내용이 드러난 증거가 제출된 경우에는, 사실에 부합하는 대로 인정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것이나, 이와 같이 명확하게 CCTV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이를 인정해주지는 않습니다. 첨언하면 위 사건과 같이 피고 측이 작성한 진료기록부를 믿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이러한 부분 역시 과실을 판단함에 있어 참작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피고 측에게는 불리한 정황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듯합니다.

 

3. 진료기록부와 다른 정황이 있었던 사례

가. 이번 사례는 최대한 의학적인 부분은 배제하고 간단하게 요약하면, 환자가 한 대학병원에서 검사(역행성 췌담관조영술)를 받고 돌아온 후 일반병실로 이동되었는데, 위 환자가 갑자기 산소포화도가 7%까지 떨어지자 의료진이 산소공급 및 인공기도삽관을 시행하였으나, 결국 위 환자는 식물인간상태에 빠진 사건이었습니다.

 

나. 이에 위 환자는 위 대학병원을 상대로 의료소송을 제기하였는데, 문제는 해당 진료기록 부분을 보면 환자에게 심정지가 온 후 37분이나 지난 후에서야 비로소 응급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다. 다만 위 진료기록부에서, 환자에게 심정지가 온 직후 의료진이 석시닐콜린을 투여한 기록이 있었는데, 위 석시닐콜린을 투여하면 환자에게는 무호흡이 초래되어 빠른 시간 내에 기관삽관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환자는 사망에 이르게 되므로, 의료진이 위 석시닐콜린을 투여한 직후 기관삽관 등의 조치를 취하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한 정황이 있었습니다.

 

(석시닐콜린은 골격근이완제로, 이를 투여한 후 기관삽관을 시행하지 않으면 무호흡이 초래될 수 있어, 이는 기관삽관을 시행하기 위해 투여하는 약물입니다)

 

라. 즉, 문제는 진료기록부만을 보았을 때 환자에게 심정지가 온 후 37분 동안이나 처치가 지연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반면, 응급심폐소생술을 투여하지 직전에 투여하는 석시닐콜린을 투여하였으므로, 이를 투여한 직후 바로 기관삽관 등의 처치가 들어갔다는 정황이 있었다고도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마. 이에 위 환자 측은 위 소송과정에서 위 대학병원이 환자에게 심정지가 왔음에도 37분 동안 그 처치가 지연되어 결국 식물인간상태까지 초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진료기록을 제시한 반면, 위 병원측은 해당 진료기록부분은 오기이고 다만 환자에게 심정지가 오자마자 즉시 응급심폐소생술을 시행하였다고 맞받아쳤습니다.

 

바. 이에 담당 재판부는 진료기록만을 근거로 한 환자측 주장을 받아들여 환자의 손을 들어주었고, 이에 위 대학병원 측이 항소하자 항소심 주심판사는 여러 가지 정황들에 미루어 보면, 피고 측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하면서도 의료사건의 정책적 고려(의사에게는 진료기록부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기록하여야 하므로 이를 뒤집는 피고의 주장을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는 발언으로 추측됩니다)를 감안하여 원심판결금액보다 약간 하회한 수준에서 조정을 권유하여. 그 무렵 확정되었습니다.

 

사. 한편 위 재판부는 재판과정에서, 피고 측은 자신이 직접 작성한 진료기록부를, 이 사건 소송에서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는 등 기이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며, 피고 측의 이러한 변론 자체을 은연 중에 비판하였는데, 상식적으로도 자신들이 직접 작성한 진료기록부를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들이 위 진료기록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법리를 떠나 상식적으로 의아한 건 사실입니다.

 

4. 나가며

가. 최근에 점점 발달하는 IT 기술 덕분에 누구나 핸드폰 하나만 가지고도 영상촬영과 녹취 등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기록으로 남길 수 있고, 어느 곳이나 구석구석 CCTV가 설치되어 있는 지금에 와서 진료기록부에만 의존하여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나. 실제로 제가 담당하였던 사건에서도, 신생아의 아버지가 당시 소지하고 있던 핸드폰으로 의료진이 처치하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촬영하여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하였고, 법원 역시 위 촬영자료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구성하기도 하였습니다.

 

다. 또한 최근엔 환자측이 소송과정에서 대학병원인 피고병원을 상대로 전자차트에 대한 로그자료를 전부 제출할 것을 요구한 적도 있고, 그 로그자료에는 수정시간과 수정내용이 전부 기록되어 있기도 하였습니다.

 

라. 물론 진료기록을 작성하여야 하는 의사로서는 환자를 처치하여야 하는 관계로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진료기록부를 기록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고, 또한 의사들 역시 관행상 기록하지 않은 것을 두고 소송에서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납득하지 못하고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경우를 왕왕 목격하게 됩니다.

 

마. 그러나 진료기록부에만 의존하여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매체에 의해 (의도하였던 아니었던 간에) 기록된 증거들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고, 환자측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여야 하는 수고를 성가시게 생각하면 안될 것입니다.

 

바. 이러한 이유로 최근 수술실 폐쇄회로(CCTV) 의무화 내용을 담은‘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뉴스는 환영할 만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성주 변호사]

사법연수원 39기

의료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약력: 리더스파트너 파트너 변호사, 백인합동법률사무소 의료사건 담당 변호사, 의료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경력: 전 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병원, 단국대학교병원, 차병원 각 고문변호사,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신종감염병대응 TFT 위원, 전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사업단장, 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위원,  가습기살균제사건,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자문위원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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