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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오커스(AUKUS)_정승열 법무사(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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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1.09.30 10:58 입력

정승열 법무사.jpg


※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9월 15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화상 공동기자회견을 통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3개국이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AUKUS)’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오커스는 호주(Australia), 영국(UK), 미국(US)의 첫머리 글자를 딴 신조어다. 오커스는 냉전 시대부터 지속된 미국,영국의 핵심 군사동맹에 중국과 지정학적으로 밀접한 호주가 포함된 것인데, 그 시기와 동맹국과의 동맹관계에 적지 않은 파란이 예고된다.

 

먼저, 미국이 지난 8월 말 아프간 철수 후 불과 보름 만에 오커스 창설을 발표한 것은 미국이 동맹국에서 일방적인 철군으로 우방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는 위기상황을 잘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이미 미국, 인도, 일본, 호주 등 4개국으로 구성된 대(對)중국 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를 가동하고 있고, 영국과 기밀 정보 공유 동맹인 ‘파이브아이스’에 포함되어 있는데도 성급하게 오커스를 출범시킨 것은 남중국해에서 중국 견제가 시급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호주는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갈등하고 있고, 또 영국도 EU 탈퇴 이후 신고립주의가 아니라는 점을 오커스로 보여주는 등 세 나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점도 있지만, 가장 핵심은 미국이 호주에 18개월 동안 8척의 핵잠수함 건조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옛 소련에 대응할 목적으로 1958년부터 영국과 핵잠수함 추진 기술을 공유해왔는데, 핵잠수함은 재래식 잠수함과 비교해 잠항 시간이 길고 빠르며 적의 탐지가 어렵다. 현재 세계적으로 핵잠수함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인도 6개국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 논란까지 감수하며 호주에 핵잠수함 기술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점점 커지는 중국의 경제적·군사적 영향을 저지하고, 아프간 철수 후 동맹국들에게 반중(反中) 연대의 결집을 노린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미·영 주도의 군사동맹 확대는 지난 6월 G7 정상회의 이전부터 예견됐다. 즉, 두 나라 정상은 G7 직전에 채택한 ‘신(新) 대서양헌장’에서 중국·러시아 등에 대한 압박 원칙을 담았고, 또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중국이 국제 질서에 도전하고 있다’라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그 후 영국이 최근 퀸엘리자베스 항모 전단을 남중국해 일대로 파견히여 동맹국들과 잇따라 합동훈련을 벌이는 것도 그 일환이다. 이런 일련의 흐름에서 중국의 해군력 팽창을 저지하기 위해 호주가 핵잠수함을 확보하게 되면, 새로운 형태의 ‘해양 안보 전선’이 형성되어 남중국해에서 미군의 군사적 부담은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NPT 위반이라는 비판을 해결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되었는데, 미국도 이런 점을 의식하여 호주에 대한 핵잠수함 기술 공유가 극히 예외적인 사례라고 선을 긋고, 다른 동맹국과 핵 기술을 공유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지난해 7월 “차세대 잠수함은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이라고 발표한 바 있는 우리 정부가 미국이 요구한 쿼드에도 참여하지 않고, 친중국 입장을 보이는데도 핵잠수함 개발을 지원할지는 의문이다. 미국은 다음 주 백악관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며, 9월 24일 쿼드 4개국(미국·일본·호주·인도)의 첫 대면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영국, 호주와 함께 3국 안보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호주에 핵잠수함 개발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지역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군비경쟁을 심화해 국제 핵 확산금지조약(NPT)을 손상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강력한 동맹국인 프랑스가 2016년 호주와 20년 이상 된 잠수함을 대체하기 위하여 480억 달러(약 50조 원) 규모의 핵잠수함 건조사업계약을 체결했지만, 오커스 합의에 따라 사실상 계약이 파기되고, 나아가 미국, 영국, 호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중국 견제를 위한 오커스 구축 과정에서 소외시킨 데 대하여 크게 격분하고 있다. 프랑스는 즉시 주미, 주호 대사를 소환한 데 이어서 이번 주 런던에서 예정된 영국과의 국방장관 회담도 취소했다. 또, 호주가 2018년 6월부터 EU와 FTA 협상을 시작하면서 올해 말까지 FTA 체결을 원하고 있는 것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공언했다. 프랑스는 우리 정부에 핵폐기물 재처리기술 협력사업에 지원할 의사도 비쳤다. 강력한 동맹국인 프랑스조차 배제한 미국이 쿼드에도 불참하고 친중적 입장인 한국이 프랑스와의 핵폐기물 재처리기술 협상은 자칫 6.25를 초래한 1950년 1월 애치슨 미 국무장관의 애치슨라인(Acheson line)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이처럼 동맹관계가 자국의 국익을 위하여는 하룻밤 사이에 급변하는 시기에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로 자주국방 선언도 아닌 유엔총회장에서 북미대화를 강조로 샌드위치 신세가 된 우리 정부가 입장이 궁금하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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