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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변호사의 의료소송 IN] 의료소송에서 설명의무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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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1.11.08 14:13 입력

김성주 변호사.jpg

<김성주 변호사>

 

1. 들어가며

. 안녕하세요. 김성주 변호사입니다. 이전에 김명민 배우의 명연기가 인상적인 하얀 거탑이라는 메디컬 드라마를 많이들 아실 것입니다. 이 하얀 거탑이 원작이 일본소설이고, 일본판 하얀 거탑(巨塔)이 있다는 사실도 많이 아실 겁니다. 저도 위 일본판 하얀 거탑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고, 위 드라마에서 의사의 설명의무에 관한 내용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 이번에 소개해드릴 내용은 의료소송에서의 설명의무에 관한 것입니다. 실제로 의료소송에서 의사의 설명의무는 거의 빠지지 않고 제기되고 있는 쟁점이기도 합니다. 얼핏보면 간단한 내용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다소 복잡한 내용이 있기도 합니다.

 

 

2. 설명의무란 무엇인가요?

. 대법원은 이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판시한 부분이 있는데, 이를 보면 일반적으로 의사는 환자에게 수술 등 침습을 가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에 있어서 응급환자의 경우나 그 밖에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진료계약상의 의무 내지 침습 등에 대한 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로서 당해 환자나 그 법정대리인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당해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가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대법원 1995. 1. 20. 선고 943421 판결 참조).

 

. 굳이 의료소송에서 의사에게 설명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위자료 배상을 명하는 이유는, 위 설명의무가 바로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주기 때문인 것입니다. , 설명의무에서 중요한 것은 의사가 환자에게설명하는 것보단 환자가동의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대법원도 위 판시와 같이 설명의무는승낙을 얻기 위한 전제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 설명의무를 영어로 표현하면 바로“Informed Consent”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Informed”이 아닌“Consent”라는 것입니다. 결국 비의료전문가인 환자가 해당 의료행위에 관한 내용이나 부작용 등을 알기 어려우니, 먼저 전문가인 의사가 설명하여 환자로 하여금 기본적인 지식을 충분히 숙지하게 한 후, 위 환자로부터 동의를 받으라는 것입니다(아무런 지식도 없는 사람한테 동의를 받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입니다).

 

. 좀 더 알기 쉽게 실제 소송과정에서 나온 내용을 소개하자면, 의사가 척수종양 제거술에 앞서, 환자의 가족들에게 수술 후 예후가 안 좋을 수 있는 요인과 수술 후 마비의 가능성에 대하여 설명한 후 이를 진료기록부에 자세히 기재한 사안 이었습니다.

 

. 그런데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이와 관련하여 의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시한 후 위자료 배상을 명하였는데, 그 이유가 바로 설명한 내용을 기록한 진료기록부는 의사가 환자에게 일방적인 설명을 기재하였다는 취지의 기재로서 이러한 설명에 관한 환자의 이해 정도나 이 사건 수술의 동의 여부에 관하여는 별다른 기재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의사가설명한 증거만 있을 뿐, 이러한 설명을 듣고 난 후 환자의동의에 관한 증거는 없기 때문에 설명의무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 이처럼 설명의무는 바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실질화 하기 위해 나온 것이므로, 의료소송에서는 패소해도 설명의무는 인정받는 경우가 있는 것입니다.

 

 

3. 동의서를 환자의 보호자로부터 받아야 하나요?

. 상담을 하다보면 저도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있는데, 의사 분들은 동의서를 환자로부터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환자의 보호자로부터 받아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계신 분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 물론 이는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설명의무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실질화 하기 위해서 나온 것인데, 자기 몸에 칼을 대는데 그 동의 여부는 환자 본인이 하여야 하는 것이지 이를 보호자가 대신해줄 수는 없는 노릇인 것입니다. 물론 환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어른이라고 하더라도 의식이 온전치 않은 경우라면이야, 보호자가 대신 동의하여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 대법원 역시 환자가 성인으로서의 판단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 친족의 승낙으로써 환자의 승낙에 갈음하는 것은 허용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 이유가 바로 이때문인 것입니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13843판결 참조).

 

 

4. 설명의무는 누가 입증해야 하나요?

. 설명의무를 이행하였는지 여부, 즉 의사가 환자에게 합병증이나 후유증 등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하였고, 이러한 설명을 들은 환자가 동의하였다는 점은 환자와 의사 중 누가 입증해야 할까요.

 

. 정답은 바로의사입니다. 의료소송에서 의사의 과실여부와 인과관계 유무의 경우 환자가 온전히 입증하여야 하고,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패소의 불이익을 떠안을 수밖에 없으나, 설명의무의 경우에는 이러한 입증책임을 의사에게 지우고 있습니다. 이는 의사가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이 설명하였다는 점과 환자로부터 동의를 받았다는 점을 입증하게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비교적 입증하기 용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 대법원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의사가 입증하여야 할 범위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설명과 동의 부분 외에도 이를 문서화할 것까지 요구하기도 합니다. 즉 설명의무는 침습적인 의료행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의사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절차상의 조치로서, 그 의무의 중대성에 비추어 의사로서는 적어도 환자에게 설명한 내용을 문서화하여 이를 보존할 직무수행상의 필요가 있고, 의사가 문서에 의해 설명의무의 이행을 입증하기는 매우 용이한 반면 환자측에서 설명의무가 이행되지 않았음을 입증하기는 어려운 점 때문입니다.

 

 

5. 의사가 설명을 하지 않으면 무조건 설명의무 위반이 되나요?

. 우선 답을 드리자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 의사가 아무리 환자에게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그 구체적인 내용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실제 소송에서 문제되는 경우로 세 가지 정도만 꼽아보겠습니다.

 

. 우선, 환자에게 발생한 악결과가 해당 의료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의사가 설명을 하지 않았더라도 위자료 지급을 명하지는 않습니다.

 

, 환자에게 나타난 악결과가 설명의무에서 문제되고 있는 해당 의료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설명의무가 문제될 여지는 없는 것입니다.

 

. , 의료행위를 긴급하게 시행하여야 할 경우에도 설명의무는 면제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급성뇌경색이 발생한 환자에게 뇌수술을 급하게 결정한 사안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아무리 급하게 수술을 결정한 응급수술이라고 하더라도 실제 수술에 들어갈때까지 약 2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었다면 그 시간동안 환자의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어야 한다며 설명의무 위반을 인정한바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분만과정에서 제왕절개수술을 실시할 필요가 없는 경우인데, 질식분만을 하는 경우에는 이것이 원칙적인 분만방법이고, 또한 산모는 분만을 하여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설명의무가 면제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 결국, 설명의무는 일정한 조건 하에서만 인정되는 것입니다.

 

 

6.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위자료는 얼마정도 나오나요?

.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의사에게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된다는 것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다는 것이 되고, 이는 결국 이러한 자기결정권의 침해에 따른 위자료 배상이 성립됩니다.

 

. 물론 설명의무 만으로 위자료 배상을 넘어, 전체 손해액까지 배상하는 판례가 있기는 하나, 이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이고, 또한 실무적으로 크게 활용되는 경우도 없어 이 부분은 생략하도록 합니다.

 

. 제가 실무적으로 의료소송을 하면서 경험한 바를 말씀드리자면, 작게는 70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4500만원까지 받아보았는데, 물론 위 4500만원의 경우 환자의 장해가 매우 극심하였던 점이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이를 일반화하기는 다소 어렵다 할 수 있습니다.

 

. 결국,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면 자기결정권 침해에 따른 위자료 배상이 명하여 지고, 이는 의료과실과는 별개로 판단되어지며, 그 금액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정도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7. 나가며

. 우리나라에서는 비록 일본의 영향을 받기는 하였지만, 1979년 대법원에서 설명의무 이론을 적용한 판결이 선고된 이래(대법원 1979. 8. 14. 선고 78), 지금까지 꾸준히 발전되어 오고 있습니다.

 

. 설명의무 위반이론을 의료소송에서 도입하게 된 이유는, 환자측의 입증을 다소 경감하여 주고자하는 입증경감이론에서 출발하였고, 그 동안 의료소송에서 환자는 의사의 직접과실을 입증하여야 하고, 이를 위하여는 의료전문가인 의사의 도움이 있었어야 하나, 환자가 이를 얻기란 것은 매우 어려웠습니다.

 

. 이러한 설명의무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지만, 환자를 의료행위의 객체로만 보았던 과거에 비하여 엄연한판단의 주체로까지 승격하여 준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 이젠 중년아저씨가 된 자이젠 고로 역을 한 카라사와 토시아키가 당당하게 연기한 하얀거탑이 훌륭한 드라마인 것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높이 산 설명의무에 관한 내용이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김성주 변호사]

사법연수원 39

의료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약력: 리더스파트너 파트너 변호사, 백인합동법률사무소 의료사건 담당 변호사, 의료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경력: 전 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병원, 단국대학교병원, 차병원 각 고문변호사,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신종감염병대응 TFT 위원, 전 의료문제를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사업단장, 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위원, 가습기살균제사건,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자문위원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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