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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종전선언_정승열 법무사(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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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1.11.10 11:35 입력

정승열 법무사.jpg


※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UN 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주장한 이후, 대통령을 비롯하여 외교 안보 고위담당자들이 연일 종전선언에 올인하고 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불법 남침으로 시작된 동족상잔은 3년 만인 1953년 7월 27일 휴전회담이 성립된 후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전쟁은 한반도에서 벌어졌지만,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전시작전권을 유엔군 사령관에게 위임했기 때문에 휴전협정 당사자는 중공군 사령관 팽더화이, 인민군 사령관 김일성, 유엔군 사령관 마크 웨인 클라크 미국 대장이 서명했다. 

 

또, 당시 우리 정부는 휴전에 반대하고 북진 통일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엔군 사령관이 가졌던 전시작전권은 1978년 한미방위조약에 의거 주한 미군 사령관이 가져서 전시작전통제권 회수를 주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휴전협정문은 한글로는 정전협정(Ceasefire), 영어로는 휴전협정(Armistice)이라고 표기하여 개념상의 혼동도 있다. 학자들은 휴전협정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종전상태라고도 말하지만, 그 후 68년이 지나는 동안 숱한 무장 공비와 게릴라의 침투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준 사실에 비추어볼 때, 휴전협정이나 종전선언은 문서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그 여건이 갖춰져야 한다.

 

종전선언이 한·미 간의 화두로 처음 떠오른 2007년부터 미국은 ‘종전선언을 위해서는 북한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주장했지만, 장사꾼 출신인 트럼프가 집권하면서 이런 점을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우리의 안보는 염두에 두지도 않은 채, 김정은을 얼렁뚱땅 얼러서 북핵 협상에 성공한 뒤 노벨상 평화상을 받겠다는 꿈에 빠져 있었다. 트럼프는 2018년 김정은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나서면서 서명할 수 있는 종전 선언문을 준비하고, 종전선언 서명 후에는 기념식도 열 준비도 했다고 한다. 여기에 우리 정부도 종전선언이 법적 구속력 없는 ‘정치적 선언’이며, 비핵화 협상의 창구로 활용하자는 논리를 폈지만, 한미 양국의 동상이몽은 싱가포르에 이어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북한 비핵화에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끝났다. 결과는 그때까지 국가가 아닌 불량국가(rouge country)로 낙인찍혔던 북한과 김정은에게만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준 꼴이 되고 말았다.

 

바이든 정부 출범 후 미국은 “일단 북한이 협상장에 조건 없이 나와야 하고,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면 그 과정에서 종전선언을 논의할 수 있다”고 했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 정부의 종전선언에 대하여는 기본적으로 공감하지만, 종전선언에는 “각각(different)의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 시기, 조건에 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다”고 하여 이견이 있음을 에둘러 표시했다. 그는 “외교는 실질적으로 억지력’(deterrence)과 병행돼야 한다”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북한의 도발·남침 의지를 꺾는 강력한 한미 대비 태세를 뜻한다. 섣부른 종전선언이 주한미군과 한미연합사, 유엔사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쳐 유사시 북의 남침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때 미·북을 설득하여 싱가포르·하노이 정상회담으로 이어갔던 것처럼 내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정상회담과 종전선언의 ‘실적’을 내고 싶어 한다. 더더구나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종전선언만큼 호재가 없을 것이라 믿고, 이것을 최대한 이용하려고 한다. 우리는 미국의 우려가 아니더라도 북한이 초극음속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여 한국을 넘어 미국까지 위협하고 있는 현실을 냉정하게 되돌아보아야 하는데도 국방부장관이란 위인은 북한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도 불구하고, ‘도발’이 아니라 단순히 ‘위협’이라고 말하고 있다.

 

국민은 한국 방어에 대한 안전대책 없이 종전선언이 이루어지는 순간, 전쟁이 끝났으니 유엔사를 해체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라는 종전선언의 여파를 걱정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지난 10월 7일 미국 다트머스대의 제니퍼 린드(Jennifer Lind) 교수와 부부인 대릴 프레스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지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핵무기를 개발하여 위협하는 상황에서 NPT 규정을 준수한 한국의 핵 개발이 국제적 제재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SLBM 개발을 완료하면 미국이 자국에 대한 북한의 직접적인 핵 위협을 맞은 채 한국을 지켜줄 수 없으므로 한국이 합법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한 달여 동안 워싱턴에서 한미 및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가 종전선언을 논의한 횟수가 10차례가 넘지만, 종전선언 이후의 국가안보를 확보하지 못한 채 종전선언에만 매달리는 이유를 알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IAEA, 미국과 협상을 통해서 한국의 핵무장이 불가피한 현실이고 합법적이라는 것을 주장하여 자주국방을 완비한 뒤에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전문가들은 40년 이상 원전 기술을 축적한 우리의 숙련된 기술은 북한처럼 요란한 핵실험을 거치지 않고 시뮬레이션만으로도 개발할 수 있으며, 6개월이면 핵무기 2,000~ 3,000개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핵무장 비용도 1조 원 정도면 가능하므로 이런 안전판을 마련한 뒤, 미국의 횡포에 가까운 무기 구매비와 방위비 부담, 더 나아가 종전선언 이후 유엔사가 해체되고 주한미군이 철수되더라도 자주국방 아래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종전선언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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