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감옥이라는 미지(?)의 세계 속에 사는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극중 교도관으로 나오는 팽부장(정웅인)과 준호(정경호)를 통해 진정한 ‘교정(矯正)’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그동안 교도관이라는 직업은 익히 들어 왔지만 쉽게 접할 수 없는 직역이라 친숙하지만 어딘가 낯설다. 더욱이 교정직 시험과목인 교정학은 공무원 시험 준비시 흔히 들어보는 국어, 영어, 한국사, 행정학개론 등의 과목과는 달리 생소한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올해 교정 9급은 557명에 12,399명이 지원(22.2대 1)할 정도로 치열했다. 그 중 교정직 여자 모집은 50명 채용에 1,560명이 접수하여 31.2대 1을 기록해 세무직 보다도 경쟁률이 높았다. 결코 만만하게 볼 직렬이 아니다. 이에 본지는 강의 경력 20년의 김옥현 강사를 만나 교정학 학습 노하우를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Q. 가르침의 시작
노량진에서 만난 김옥현 강사는 20년 강의 경력자답게 ‘마스터’ 같은 분위기가 사뭇 느껴졌다. 그러나 마스터에게도 분명 초보시절은 있었을 터. 김옥현 강사는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당시만 해도 법대 졸업 후 당연시 여겼던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지원에 대한 부담뿐만 아니라 솔직하게는 당시 법조인들에 대한 의구심에 과감하게 사법시험을 포기하고, 누군가를 올바르게 가르치고 싶다는 열정 하나로 1996년 강사일에 뛰어 들었다. 이후 강사로서 2년 안에 ‘마스터’가 되겠다는 각오로 수험생들과 고군분투 하면서 지낸 세월이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Q. 경력이 긴 만큼 강의 노하우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사법시험이 폐지되면서 신림동에서 자연스레 노량진으로 넘어와 이젠 ‘고시생’이 아닌 ‘공시생’을 가르치고 있지만, 시험에 합격하는 프로세스는 다를 게 없다는 김 강사의 설명이다. 김옥현 강사는 “시험 공부를 할 때는 무턱대고 열심히 할 것이 아니라 경제성의 원리를 잘 살려야 한다”며 “적은 시간에 고효율을 내고, 출제 확률이 희박한 부분은 과감하게 포기해야 단기간에 합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만점보다는 합격에 중점을 두는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 김옥현 강사의 지론이다.
또 김옥현 강사는 “출제가능한 부분에서 출제위원들이 문제를 낼 때 어떻게 함정을 만드는지 함정 유형을 수험생에게 제시해주고, 수험생들이 이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까지 제시해준다”며 “단순히 출제 문제를 아는 것 보다는 추후 재출제가 된다면, 어떻게 변형해서 문제로 구성될 수 있는지 까지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옥현 강사는 수험생들에게 기출문제와 파트별 중요도를 선별하여 반복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합격 노하우를 알려줬다.

Q. 교정학 학습시 주안점이 있다면?
교정직 공무원을 준비하는 수험생들 중에는 교정학을 처음 접하는 수험생들이 많다. 이에 김옥현 강사는 강의를 시작할 때 교정학의 체계를 잡는 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옥현 강사는 “교정학을 처음 접하는 수험생이 상당수 있는 만큼 입문시에는 용어, 개념, 체계 등 기본 개념을 명확히 이해시키는 데 주안점을 둔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강사는 “생소한 용어가 익숙해진 후 출제 조문에 집중하며, 결과적으로 실제 시험에서 교정학을 푸는 시간은 단 10분으로 줄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공무원 시험은 20문제 중 한 두 문제는 변별력을 이유로 어렵게 출제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이에 연연하여 지나치게 지엽적인 부분까지 공부한다면 학습 효율성은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 김 강사의 설명이다. 즉, ‘벼룩 잡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의 일을 수험생들은 겪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은 암기와 암기하지 않아도 될 것마저 암기하는 사태는 오지 않아야 한다며, 불필요한 것을 암기했을 경우 막상 실전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데 방해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Q. 강의 러닝타임이 길다는 수험생들의 불만
김옥현 강사는 긴 강의시간으로 수험생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과욕이 부른 참사는 아니었다. 공무원 필기시험 시간은 9급 기준 100분이다. 또 7급은 120분 동안 시험을 치른다. 이에 김 강사는 “우리가 100분을 오롯이 집중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하여 실전에 대비하려면 매일 같이 듣는 강의도 실전처럼 100분의 시간을 두고, 집중력 훈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는 수험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해부터 70분 수업에 15분 휴식으로 변경하였는데, 수험생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Q. “불행 끝 행복 시작”이 단골멘트
김옥현 강사는 수업 때 자주하는 멘트가 있다. 바로 ‘불행 끝 행복 시작’이다. 김 강사는 “비록 짧은 한마디지만 반복해서 전하는 이유는, 수험생들이 고단한 수험생활 동안 헛되이 보내지 않고 합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 자주 말한다”고 말했다. 비록 짧은 멘트지만, 제자들을 생각하는 김 강사의 따뜻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Q. ‘쉽게 풀어 쓴 김옥현 교정학’ 교재 소개
어떻게 하면 수험생들이 교정학을 좀 더 쉽게 느끼고, 가깝게 바라볼지의 고민에서 시작한 ‘쉽게 풀어 쓴’ 시리즈. 그래서인지 김 강사는 책에 대해 남다른 자부심이 있었다. 김 강사는 ‘아무리 고고한 진리라도 실용성이 없으면 진리로서 가치는 없어진다’는 본인의 집필 신조에 따라 기초부터 쉽게 풀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부록으로 기출문제와 그 해설을 수록하여 실전에서의 적응력과 응용력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Q. 공무원 채용 시험 시 선택과목 필수화에 대한 생각은?
선택과목 필수화에 대한 김 강사의 생각을 들어봤다. 사실 이 문제는 수험가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꽤 오랫동안 논의되어온 내용이다. 김 강사는 “해당 직을 수행할 공무원이 해당 직에 관한 지식이 없다면 큰 문제라고 본다”며 “당연히 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Q. 기억에 남는 제자
오랜 강의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제자에 대해 묻자 김옥현 강사는 영화 <재심>의 실제 주인공 박준영 변호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라고 밝혔다. 김 강사는 “신림동에서 강의하던 시절, 사비를 털어 장학금을 마련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전했는데, 당시 장학금을 받았던 제자 중 한명이 박준영 변호사”라며 무척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지식인이라면 사회가 발전하는 쪽으로 기여하고, 또 정의롭고 따사로운 공직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Q. 수험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
공무원 시험은 짧게는 6개월 대개 2년 정도 준비한다. 그러나 몇 년을 준비했음에도 매번 시험에 낙방하는 장수생이 있다. 이에 대해 김 강사는 “‘공부방법부터 점검하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며 “본인의 경험상, 장수생의 특징은 지나치게 꼼꼼하나 핵심을 추리지 못하며 시험을 마치 학문처럼 대한다”고 말했다. 시험을 학문처럼 연구한다면 합격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각오로 과감하게 본인의 학습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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