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변호사회의 새로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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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변호사회의 새로운 모습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6-06-29 11: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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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회의 새로운 모습
- 강제가입제와 복수단체 논의를 중심으로

 

 

 

 

 

▲최창호 변호사

1. 서론: 변호사회에 대한 새로운 질문 

 

변호사제도는 단순한 직업 활동의 수단이 아니라 법치주의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실현하기 위한 공적 제도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재판청구권과 적법절차원칙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법률조력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핵심 주체가 바로 변호사이다. 이와 같은 변호사의 공공적 기능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이 변호사회이다. 변호사회는 단순한 이익단체를 넘어 법률전문직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법조윤리를 확립하며 국민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공적 기구로 기능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법률시장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하고 있다.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변호사 수가 급격히 증가하였고, 대형 로펌의 성장, 네트워크형 법률조직의 확산, 사내변호사의 증가, 리걸테크 산업의 등장 등 법률서비스 공급 구조 역시 크게 달라졌다. 그 결과 과거에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단일 변호사회 체제와 강제가입제도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변호사회가 존속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변화된 법률시장 환경 속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존재해야 하는가에 있다.
 

 

2. 변호사회의 본질적 존재 이유
 

가. 변호사 독립성의 제도적 보장
변호사회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는 변호사의 직무상 독립성을 보장하고 전문가 집단에 의한 자율규제를 실현하는 데 있다. 변호사는 국가기관이나 거대 자본을 상대로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변호사가 외부 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만약 국가기관이 변호사의 등록, 징계, 감독을 전적으로 담당하게 된다면 변호사는 국가권력에 대한 견제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변호사회는 국가와 개별 변호사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변호사의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나. 전문가적 자율규제의 실현
변호사회는 전문가적 자율규제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변호사의 윤리 기준을 마련하고 회원에 대한 징계권을 행사함으로써 법률서비스의 질을 유지하고 국민의 신뢰를 확보한다. 이는 일반적인 직능단체와 구별되는 변호사회의 중요한 특징이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률구조 활동, 공익소송 지원, 인권보호 활동 등 공익적 기능 역시 변호사회의 중요한 책무이다. 이러한 활동은 변호사회가 단순한 회원단체를 넘어 공공성을 가진 제도적 기구임을 보여준다.
 

다. 국민을 위한 제도로서의 변호사회
결국 변호사회는 개별 변호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법정의 실현에 기여하는 공적 제도라는 점에서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
 

 

3. 강제가입제의 명분과 한계
 

가. 강제가입제가 존재하는 이유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한변호사협회와 지방변호사회에 가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강제가입제 또는 통합변호사회 제도이다. 이 제도의 가장 큰 명분은 변호사 직역의 공공성과 자율규제의 실효성에 있다. 모든 변호사가 하나의 체계 안에 편입되어 있어야 통일적인 윤리 기준을 적용할 수 있고, 징계와 감독 역시 실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임의가입제가 도입된다면 징계 처분을 회피하기 위한 탈퇴 등으로 인해 자율규제 체계에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 강제가입제의 헌법적 정당성
헌법재판소는 변호사제도의 공공성과 전문가 집단에 의한 자율규제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인정하여 왔으며, 현행 변호사법상 등록·징계·감독 체계를 위헌이라고 판단한 바 없다. 따라서 현행 강제가입제를 전제로 한 제도 역시 헌법적으로 용인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제도가 헌법적으로 허용된다는 사실이 곧 영구적으로 유지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경제적 환경이 변화하면 제도의 정당성에 대한 재검토 역시 가능하다.


다. 강제가입제를 둘러싼 새로운 문제제기
특히 변호사 수가 급증하고 법률시장이 다원화된 현재, 단일 공법인에 대한 가입 강제는 소극적 결사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더욱이 변호사회가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하거나 새로운 법률산업의 발전에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경우에는 강제가입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단일 조직을 통한 통합적 관리가 효율적이었을 수 있으나, 오늘날의 복잡하고 다양한 법률시장에서는 새로운 제도적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

 


4. 분화되는 법률시장과 변호사회 내부의 갈등


가. 현재 변호사 사회는 더 이상 동일한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단일 집단으로 보기 어렵다.


나. 전통적인 개인 개업변호사와 소형·중형 법률사무소는 변호사 수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로 생존 압박을 받고 있다. 이들은 리걸테크 플랫폼이나 자본 중심의 법률시장 확대에 대해 상대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변호사회의 적극적인 규제와 시장 질서 유지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다. 반면 기업자문과 국제거래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대형 로펌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법률서비스 산업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들은 지나치게 경직된 광고규제나 업무규제가 국제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보고 보다 유연한 제도 운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라. 최근 급속히 성장한 네트워크형 법률조직 역시 독자적인 이해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디지털 마케팅과 온라인 기반 법률서비스 제공을 중요한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기존 변호사회가 유지해 온 규제 체계와 충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 여기에 기업 내에서 근무하는 사내변호사의 비중 역시 크게 증가하였다. 사내변호사들은 개업변호사와는 다른 업무 환경과 직무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기존 변호사회 운영 구조에서 충분히 대표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하기도 한다.


바. 이처럼 소형·중형 개업시장, 대형 로펌 시장, 네트워크형 법률시장, 사내변호사 직역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어느 한 집단의 요구를 반영하면 다른 집단이 불만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단일 조직이 모든 회원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동일하게 대표하는 데에는 구조적 한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5. 복수단체 도입 논의와 제도적 대안
 

가. 해외 사례가 주는 시사점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복수단체 허용 또는 단체 구조 개편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주(州)에 따라 통합변호사회 제도를 유지하는 곳도 있지만, 자격관리 기능과 회원단체 기능을 분리하여 운영하는 곳도 존재한다. 또한 강제가입과 회비 납부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지에 관한 논쟁 역시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영국은 법률서비스법 개혁 이후 변호사단체의 회원 대표 기능과 규제 기능을 제도적으로 분리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규제 업무는 독립성이 강화된 규제기구가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자격관리와 징계, 윤리감독이라는 공적 기능과 회원 권익 보호라는 사적 기능이 반드시 하나의 조직 안에 통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나. 복수단체 체제의 장점
복수단체가 허용될 경우 전통적인 개업변호사 중심 단체, 대형 로펌 중심 단체, 청년 및 사내변호사 단체, 리걸테크 상생 단체 등 다양한 조직이 각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회원 대표성은 더욱 강화될 수 있으며, 단체 간 경쟁을 통해 회원 서비스의 질 역시 향상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법률시장의 현실을 보다 충실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기대할 수 있다.


다. 복수단체 체제의 한계와 현실적 대안
반면 복수단체 체제는 직역 내부의 분열을 심화시키고 통일적인 윤리 기준 유지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특히 징계 기준이나 직역 수호 정책이 단체별로 달라질 경우 국민 입장에서는 법률서비스 제공자의 공신력에 대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변호사 직역의 공공성과 국민 보호라는 관점에서 볼 때 자격관리와 윤리감독 기능은 여전히 통일적으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은 자격 등록과 징계 등 공적 규제 기능을 수행하는 공법인 형태의 법정기구를 유지하되, 회원들의 이해관계 대변과 정책 활동은 복수의 자율적 단체가 담당하도록 하는 이른바 '기능적 이원화 모델'을 검토하는 것이다. 이는 직역의 공공성을 수호하면서도 공법인 가입 강제로 인한 기본권 제한을 완화하고 결사의 자유를 보다 조화롭게 보장할 수 있는 절충적 방안이 될 수 있다.

 


6. 결론: 변호사회 개혁의 기준은 국민이어야 한다


변호사회는 변호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법조윤리를 유지하며 사법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다. 이러한 존재 이유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법률시장의 구조는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소형·중형 개업변호사, 대형 로펌, 네트워크형 법률조직, 사내변호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공존하는 현실에서 단일 조직 중심의 대표체계가 모든 구성원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기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로스쿨 제도 도입 이후 급격한 직역 확대는 기존 변호사회의 지위와 기능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강제가입제의 유지 여부, 복수단체의 허용 가능성, 공적 규제와 회원 대표 기능의 분리 등 다양한 제도 개혁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변호사회 개혁 논의는 결코 변호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것은 어떤 제도가 국민에게 보다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법률시장의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며, 동시에 법조윤리와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있다.


변호사회 제도의 개혁은 국민의 권익 보호, 법조윤리의 유지, 그리고 변호사의 독립성 보장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조화롭게 실현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변호사회 제도의 미래는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의 권익과 사법 신뢰라는 기준 위에서 설계되어야 한다.


다양성을 인정하면서도 공공성을 지키는 새로운 제도적 균형점을 찾는 것, 그것이 변화하는 시대가 변호사회에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 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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