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인사업무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내년부터 인사조직직류를 신설한 가운데, 지난 22일 ‘인사·조직론’이 시험과목으로 확정됐다. 시험과목 신설과 관련하여 인사혁신처는 “시험과목은 한국인사행정학회·한국행정학회 등 관련 학회 및 전문가의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했다”며 “인사행정론·조직론 분야에서 인사조직 분야의 전문지식을 평가하는 문제가 출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수 인재개발국장 역시 “시험과목을 확정함에 따라 인사·조직에 관한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을 국가공무원으로 선발할 수 있는 준비를 갖췄다”고 한껏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인사혁신처의 기대(?)와 달리 적어도 9급 공채 시험에서 인사전문가를 선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5급과 7급의 경우 선택과목이 없기 때문에 인사전문가를 꿈꾸는 지원자들이 자연스레 인사·조직론을 공부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하지만 9급은 선택과목이라는 변수가 있다.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9급 공채 인사조직직류의 시험과목은 국어·영어·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하고, 행정법총론 등 총 6과목(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 사회, 과학, 수학, 인사·조직론)을 선택과목으로 정하여 이중 2과목을 택하는 형식이다. 즉, 인사·조직론을 선택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인사조직직류에 지원하여 합격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전공과목의 선택과목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각 직렬별 직무의 특성을 습득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전공과목이 학습하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에 기피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박명재 의원이 인사혁신처와 국세청을 통해 제공받은 ‘2015년 세무직 지원자 선택과목 현황’에 따르면 지원자 2명 중 1명은 고교이수교과목(사회·과학·수학, 51.2%)을 선택하였고, 일반행정직의 전공과목인 행정학개론을 선택하여 세무직으로 시험에 응시한 비율도 25.6%에 달하였다. 이와 반대로 전공과목(세법·회계학)을 선택한 수험생은 23.2%에 불과하였다. 박명재 의원은 “세무 담당 공무원이 세법개론과 회계학을 제대로 모르면 세무행정 서비스의 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9급 공채시험의 경우 전공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원상복구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인사혁신처는 지난 2013년부터 9급 공채 시험과목에 각 직렬별 전공과목을 포함 사회, 과학, 수학, 행정학개론을 선택과목으로 채택하여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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