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공무원 시험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변화와 혼란 그리고 결실로 대변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의 경우 고교이수교과목이 선택과목으로 처음 도입됐으며, 시험과목 변경으로 인하여 국가직을 비롯하여 지방직, 서울시의 시험 일정이 예년에 비하여 3달여 가량 늦춰져 실시되었다.
또 고교이수교과목은 도입 첫해에도 불구하고 높은 난도를 보여 수험생들을 혼란 속으로 몰고 갔다. 반면 고교이수교과목이 시험과목으로 추가되면서 고졸 출신 지원자들이 전년대비 증가한 것은 물론 법과목으로 인하여 공무원시험을 망설였던 잠재 수험생들이 본격적인 수험준비에 뛰어들었다.
▶변화 : 2 013년 시험은 유난히 시험제도 변경이 많은 해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공무원 9급 시험을 비롯하여 지방공무원시험, 서울시, 교육청시험에서 고교이수교과목이 도입됐으며, 선택과목 도입으로 인한 각 과목별 점수를 보정한다는 명목으로 조정점수제가 시행되었다. 또 서울시의 경우 그동안 문제비공개를 원칙으로 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문제를 공개하였다. 반면 교육청시험은 그동안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자체 출제하던 관행을 버리고 ‘시험문제 공동출제위원회’를 구성하여 문제를 출제하였다.
▶혼란 : 시험제도가 변경 되는 첫 해는 수험생들로 하여금 많은 혼란이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올해의 경우 유독 그 정도가 심하였다. 올해 시험에서는 고교이수교과목의 난이도 조절이 수험생들에게 많은 혼란을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선택과목으로 도입된 고교이수교과목은 안전행정부가 사전에 진행했던 모의시험보다 그 난도가 지나치게 높아 수험생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특히 국가직 9급과 지방직 9급의 경우 고교이수교과목 중 수험생들의 응시가 가장 많은 것으로 예상되는 사회과목의 난도가 높아 합격의 당락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선택과목의 난이도를 조정을 위해 시행 된 조정점수제로 인하여 수험생들은 오히려 합격선을 예측할 수 없게 되는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이밖에 올해 수험가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대두됐던 것은 다름 아닌 각 시·도 교육청시험의 문제 비공개였다. 교육청시험의 문제 비공개는 수험생들로 하여금 출제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물음표를 제기하게 만들었고, 실제로 정답이 변경되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결실 : 많은 변화와 혼란 속에서도 올해 공무원시험의 경우 결실은 분명히 있었다. 우선 채용규모면에서 지난해와 비교하여 크게 늘어났으며, 지원자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은 큰 성과이다. 또 고교이수교과목의 도입으로 인하여 다양한 연령층이 공직 문을 두드렸고,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10일 발표된 국가공무원 9급 필기시험 합격자 현황에 따르면 최종학력이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로 추정되는 20세 이하 수험생의 경우 전년도(2,174명)에 비하여 2.2배 늘어난 4,749명이 지원하였고, 이중 29명이 합격하였다. 이는 지난해 8명보다 3.6배 증원된 인원이다. 또 시험과목 변경 등 시험제도의 변화로 인하여 필기시험 합격자중 40세 이상 170명, 50세 이상 13명 등으로 4,50대의 수험생들의 합격인원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한편, 서울시 지방공무원시험의 경우 사상 처음으로 문제를 공개 수험생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도 결실 중의 하나다.
이선용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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