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2015년 국가직·서울시·경기교행 장애인 구분모집 3관왕 정기열 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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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국가직·서울시·경기교행 장애인 구분모집 3관왕 정기열 씨를 만나다

/ 기사승인 : 2015-11-03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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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 앞도 제대로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의 노력은 정직했다

“저보다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좋은 정책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사회의 소외계층을 돕는 공무원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이는 올해 장애인 채용모집에서 당당히 3관왕에 오른 정기열 씨(24세)의 다부진 각오다.

시각장애인 3급인 정 씨는 장애라는 역경을 딛고 단 1년 만에 국가직 9급(통계직)과 서울시 9급(일반행정직), 그리고 경기도 교육청시험 장애인 구분모집에 합격하는 기염을 토했다. 비장애인들도 힘들어하는 공무원 수험생활을 성공적으로 해낸 정 씨의 모든 것이 궁금해진 기자는 강남의 한 카페에서 정기열 씨를 만나기로 했다.

정기열 씨는 시각장애 3급의 장애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자신감 넘치고 건장한 청년이었다. 다만, 정 씨의 두툼한 안경렌즈를 보고나서야 시력이 좋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는 왜 많은 직업 중 공무원을 선택했을까?, 이에 대해 정씨는 “장애인이라는 사회적 편견”때문이라고 말했다. 순간 기자의 가슴이 먹먹해졌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처럼 일반 사기업에 지원하여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까하는 불안감을 늘 갖고 있다”며 “고민 끝에 오롯이 실력으로만 평가받을 수 있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도전하게 됐다”고 정 씨는 설명하였다.

결국 장애를 딛고 당당히 공직 입성에 성공한 정기열 씨는 기자에게 그동안의 수험생활과 학습 노하우, 그리고 장애인 수험생들이 궁금해 할 그의 모든 것에 대해 털어놓았다.

“보이지 않는 칠판, 앞자리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
대학교 4학년 1학기까지 휴학 한 번 없이 다닌 그는 4학년 2학기부터 휴학을 하고 2014년 7월, 노량진에 있는 고시원에 들어가 본격적인 공무원시험 준비를 시작하였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노량진 학원가의 경우 장애인 수험생을 위한 별도의 강의가 개설되어 있지 않아 장애인 수험생들이 강의를 듣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 씨는 실강의를 들었고 이에 대해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시각장애를 앓고 있다 보니 강의 내용이 눈에 보이지 않아 늘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 했다”고 말하며, 잠시 수험생활을 떠올리는 듯 했다. 또 강의가 끝나면 학원 강의실에 남아 자습을 이어갔고, 독서실이나 도서관 등은 따로 이용하지 않았는데, 장소가 바뀌게 되면 공부에 집중하기가 힘들 것 같아 한 곳만 고집했다고.

“선천적 장애, 나의 분신 나의 보조기기”
정 씨의 경우 선천적으로 시력이 좋지 않아 어려서부터 소형망원경과 소형돋보기를 사용하여 책을 읽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장애인공단과 같은 관련기관을 통해 편의지원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다만, 정 씨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기 전 여러 가지를 알아보면서 공단에서 장애인 수험생들을 위해 다양한 강의를 저렴하게 혹은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런 부분을 많은 장애인 수험생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공단측이 홍보를 더 해줬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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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출문제 통해 중요 내용 먼저 섭렵”
정 씨는 행정학 전공자인 만큼 행정학이 제일 수월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 개념이 많이 출제되기도 하지만 생소하다고 할 수 있는 개념들도 출제될 수 있어 다른 과목보다는 비교적 넓게 공부했다고 한다. 특히,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수험생의 경우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의 구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출문제를 풍부하게 풀다보면 저절로 중요한 것이 구분될 것이라고 조언하였다.

가장 어려웠던 과목으로 꼽은 한국사의 경우 큰 틀부터 잡은 후 각 파트에 살을 붙이며 정리를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정리하기 전에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 기출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어보면서 감을 잡은 후 빈출위주로 정리하였고 덕분에 전체적인 맥락은 물론 다소 지엽적인 부분까지도 공부할 수 있게 됐다.

나머지 과목 중 국어는 문법에 가장 많은 비중을 두었다. 실제로 문제를 풀다 보면서 문법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느꼈고, 때문에 문법은 무조건적으로 마스터 하도록 노력했다. 어휘의 경우에도 쉽게 외워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선 평소 수업 때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시험 2주 전부터는 거의 모든 어휘를 훑어보았다고 한다. 특히, 한자는 사자성어를 위주로 공부했으며, 한자의 부수를 아는 정도로만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수험생들이 가장 애를 먹는 과목으로도 꼽히는 영어는 어떻게 공부했을까? 의외로 정 씨는 영어과목이 쉬웠다고 설명했다. 영어의 경우 평소에도 꾸준히 했던 공부라 큰 어려움 없이 공부할 수 있었고 다만, 공무원 시험의 영어는 그 어휘가 달라 어휘암기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한다. 정 씨는 “독해는 어휘와 문법이 완성되면 자동적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했다”며 “각 어휘별로 비슷한 단어나 반의어 등을 정리해서 꼼꼼히 암기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독해는 거의 공부하지 않았고, 기출문제를 풀면서 그동안 배웠던 어휘와 문법을 적용하는 연습만 중점적으로 하였다.

선택과목으로 행정학과 행정법을 선택한 정 씨는 행정법은 기출문제를 단권화 하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판례 공부의 경우에는 평소 기출문제에서 나온 중요판례를 따로 표시하여 정리한 뒤, 나중에 진행되는 최신 판례특강을 수강하여 보충했다고 한다. 

“나만의 단권화 작업이 주효했다”
정 씨는 공무원시험 준비를 시작하면서 한 가지 다짐한 것이 있다고 했다. 바로, 시험 2주 전에는 전 과목의 단권화를 끝내는 것이었다. “시험 전날에 모든 과목을 다 볼 수 있으면 합격할 수 있다는 어느 강사의 말을 듣고 모든 과목을 단권화하는 것에 집중했다”며 “단권화를 통해 내가 모르는 것, 혹은 중요한 것만 반복해서 볼 수 있어 수험생들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의 경우 단권화를 간과하기 쉽다. 합격을 향해 마음이 급하다보니 중구난방식으로 기출문제만을 수없이 반복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정씨의 조언대로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자신만의 단권화를 만들어 두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노량진의 새벽, 노량진의 밤
대다수 수험생들이 그렇듯 정 씨 역시 새벽같이 일어나 밤 12시에 취침하는 전형적인 수험 패턴을 보였다. 보통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아침 6시에 일어나 학원문을 열고 간단한 아침식사를 한 뒤 7시부터 아침자습시간을 이용해 전 날 배웠던 내용을 복습 하였다. 이후 8시 반에는 학원에서 진행하는 복습테스트를 보았고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수업을 했다. 저녁 6시에 식사를 한 후 다시 복습에 들어갔다. 그날 배운 것은 그날 익힌다는 자신만의 규칙을 엄격히 지켰고, 시간이 남을 경우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식으로 공부를 이어나갔다. 

그렇다면 일요일은 어떻게 보냈을까? 어쩌면 수험생들의 영원한 숙제, ‘주말의 공부는 약인가 독인가’의 문제에 대해 정 씨는 일요일만은 여유롭게 보냈다고 말했다. 늦잠을 자고 오후부터 학원에 가서 자습을 하거나 2주에 한번은 영화를 보러가기도 하고, 친구들과 만나는 등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한다. 

“슬럼프가 끝났을 때 무리 없이 공부할 수 있어야”
주말에는 쉬는 등 수험생활에 강약을 조절하였음에도 슬럼프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그러나 슬럼프에 관한 이야기에서 의외였던 것은 슬럼프를 조금은 다르게 바라보는 그의 시각이었다. 슬럼프 극복보다 슬럼프 이후에 겪을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정 씨의 말은 다소 신선했다. 즉, 슬럼프를 해소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중에 슬럼프가 끝났을 때도 무리 없이 공부를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 씨는 “슬럼프 때도 수업은 반드시 들어야 한다”며 “슬럼프로 손에서 공부를 놓게 되면 나중에 수험패턴을 익히는 데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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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정도에 따라 세분화된 편의지원 필요”
공무원으로서 이루고 싶은 최종목표를 묻는 질문에 정 씨는 자신이 지금까지 장애인으로서 겪어왔던 어려움들을 후세대의 장애인들이 겪지 않도록 좀 더 나은 정책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정 씨는 “흔히 주변의 장애인들을 만나면 자신이 어떻게 공무원이 되겠냐며 지레 겁부터 먹는 사람이 많다”며 “1m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시력을 가졌음에도 합격한 ‘나’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사혁신처의 ‘이제는 사람입니다’라는 말처럼 과도하게 치우친 필기시험의 비중을 줄이고 면접의 비중을 높였으면 좋겠다고 전하며, 기본지식도 중요하지만 왜 공직자가 되고 싶은지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더 강화된 면접을 통해 진짜 공무원이 되고 싶은 사람을 선발하는 방향으로 공무원 시험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필기시험 때 확대시험지와 확대답안지, 보조공학기기사용, 시험 시간 1.5배 등의 편의지원과 면접에서는 5분 스피치 및 자기기술서 문제 확대와 자기기술서 컴퓨터 작성이라는 편의지원을 받았다는 정 씨는 인사처에서 지원되는 편의들로는 시험을 보기에 충분했지만 아직 장애인에 대하여 조금 더 세분된 편의지원이 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했다. 정부에서 장애인 수험생들을 위해 다양한 편의지원을 제공해주고 있고 장애인 공무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협력해 맞춤형 지원 정책도 시행하는 것도 알고 있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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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 씨는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는 여느 대학생들과 마찬가지의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지난 1년간의 수험기간동안 몸도 마음도 지친 자신에게 보상을 주자라는 생각으로 11월 중순에는 이번 합격자들과 함께 유럽여행을 갈 계획이라고 한다. 인터뷰를 끝내며 한껏 밝은 모습으로 자리를 일어서는 기열 씨에게서 2016년 공무원으로서의 모습이 기대된다. 

이선용김민주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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