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상치 못한 칼바람이 전국을 강타한 지난 7일, 20만 명이 넘는 공시생들은 영어를 필두로 국어, 한국사 필수 3과목의 높은 난도에 떨어야 했다. 또 선택과목에서는 행정학개론이 응시생들의 한숨을 자아냈다.
특히 응시생들은 영어 독해 지문이 길어 시간안배가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역삼중 시험장에서 만난 김지온 씨(가명, 28세)는 “올해 국가직 9급은 공통과목이 어려웠다”고 운을 뗀 후 “특히 영어는 독해 문항수가 기존보다 더 늘었고, 지문도 더 길어져 시간에 쫓겼다”고 말했다. 응시생 이정훈 씨(가명, 30세)도 “영어와 국어의 지문이 길었고, 난도도 높아 한숨 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시험 후기를 전했다.
이에 성기건 강사(영어)는 “이번 시험은 최근 출제경향을 반영하여 어법(문법) 문제의 문항수가 3문항에 그쳤던 반면 독해의 문항수가 늘어났다”며 “독해의 양이 응시생들에게 부담을 줬고, 나아가 관용 표현의 의미를 묻는 문항수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국어 과목에 대해 이재현 강사는 “올해는 독해가 글쓰기 문제까지 포함하여 총 7개나 나왔다”며 “독해가 7문제라 시간 관리하는 데 응시생들이 당황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선재 강사도 “올해는 예년에 비해 독해의 비중이 높아진 것이 특징”이라며 “지식형 문제가 8문제 그리고 수능형 문제가 12문제 출제됐으며, 이중 7문항이 독해에서 출제됨에 따라 독해 문제에 대한 대비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응시생들은 시간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사는 새로운 문제유형과 지엽적인 지식 문제 등이 난도를 높였다. 선우빈 강사는 “올해 국가직 9급은 최근 5년 시험 중 가장 어려웠던 시험으로 국가직 시험 유형에서 완전히 벗어난 시험이었다”며 “이번 시험이 유난히 어렵게 느껴진 이유는 그 사료와 관련된 지엽적인 지식을 물어보는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제 강점기 문제와 문무왕, 조선 성리학 동향 순서 문제가 지엽적인 지식형 문제였고, 기타 현대사 시기 문제와 진화 관련 문제도 교재를 꼼꼼하게 보지 않으면 쉽게 풀 수 없는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선택과목 가운데 가장 난도가 높았다고 손꼽히는 행정학개론의 경우 정형화된 기출문제가 최소로 출제됐다. 김중규 강사는 “이번 시험은 상당히 광범위하고 깊이 있게 출제되어 체감난이도가 꽤 높았을 것”이라며 “정형화된 기출문제는 단 3문제에 불과했으며, 일부 기출지문이 포함되거나 변형된 기출문제까지 포함시키다 해도 5~6문항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사회와 수학, 과학 등 선택과목의 난이도는 비교적 무난했다는 것이 응시생들의 중론이었다. 한편, 올해 국가직 9급 필기시험 점수 사전공개와 이의제기 기간은 4월 22~23일이며, 필기시험 합격자는 5월 7일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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