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매일 아침 수업해 주셨던 조현중 변리사님, 시험 막판까지 같이 떨면서 힘겨운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준 합격의 법학원 종합반 스터디원들 정말 고맙습니다. 가채점 결과 평균 84점으로 안정권의 점수를 받게 되어 감사한 마음에 이곳에 저의 1차시험 공부방법을 씁니다. 2차시험은 맛도 보지 못한 상태이고, 1차시험 합격자 발표도 하기 전이어서 조심스럽습니다. 그래도 수험기간을 1년으로 잡은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씁니다.
1차 합격자가 600명이라면 600가지의 서로 다른 합격을 위한 공부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여러 수기를 읽어보고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만의 합격 공부 방법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암기를 싫어하는 성향이고, 글을 읽는 속도, 강의를 듣는 속도도 남들에 비해서 느립니다. 대신에 깊이 이해하며 공부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자연과학 베이스는 물리이고, 수험기간은 꼬박 1년이었습니다. 참고로 단기간의 준비기간으로 합격을 원하시는 분은 저의 수기가 별 도움이 안 될 수 있습니다.
일단 저의 가채점 점수는 이렇습니다. 산업재산권법 77.5 민법 95 자연과학 80
(특허법 -2, 상표법 -4, 디보법 -3 물리 -1, 화학 -5, 생물 -2, 지학 0)
1. 종합반
처음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가장 고민거리는 “언제 시작할까?” 였습니다. 주변인들에게 물어보니 7월이나 9월이 적당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퇴사 후 시간이 지나면서 의지가 약해질까봐 3월에 시작하는 종합반에 등록해서 바로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말씀드리면 제가 만약 7월이나 9월에 시작했으면 99% 떨어졌을겁니다.
법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았고, 외우는 공부를 싫어하시거나 안해보신 분들은 가능한 빨리 맛을 보기를 권합니다. 물론 3월에 배운 내용이 시험시간에 실제로 생각날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9월까지는 비교적 여유롭게 기본강의를 들으면서 공부방법이나 생활습관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통학시간이 1시간45분~2시간 걸렸습니다. 의외로 그 시간이 집중이 잘돼서 지하철에 앉으면 습관처럼 책을 꺼내 그날의 부족한 공부를 채웠고, 가끔은 이해가 안되는 문제를 깊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실제로 통학시간에 주로 공부했던 민법 성적을 잘 받았습니다. 지하철에서 일단은 책을 꺼낸 습관이 민법 성적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여건이 최상이 아니더라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방법은 찾으면 나오기 마련입니다.
종합반의 장점은 내 주변에 항상 누군가가 있다는 점입니다. 혼자 공부하면 하루 이틀은 엄청난 효율을 발휘하지만 장기적인 공부에 있어서는 쉽게 질리고, 흥미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원래부터 질문을 많이 하면서 공부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물어볼 수 있는 스터디원이 곁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개인별 진도도 비슷하니까 서로 궁금한 점도 비슷비슷하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재미도 있었습니다. 시험이 예상보다 1달 늦춰졌을 때는 서로의 전공을 살려서 자연과학 과목을 하나씩 정해서 서로 가르쳐주는 스터디도 해보았습니다. 상대방에게 설명을 해주는 방식의 스터디가 효과가 좋았습니다. 다만 스터디는 성향이 맞는 사람들과 공부 계획이 맞을 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의 공부계획과 상관없이 단순히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스터디에 참여하면 자칫 시간만 버리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2. 공부방법 찾기
초반에는 무리해서 공부시간을 늘리기보다는 가장 집중하여 공부할 수 있는 나만의 공부방법을 탐색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변리사 시험을 준비한다는 말은 결국 시험 한 달 전 반복해서 볼 자료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 마지막에 반복할 양을 줄이려면 이해를 하면서 공부해야 합니다.
이해가 잘되는 공부방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내가 텍스트를 이해하는 모든 방법이 곧, 좋은 공부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노트에 정리하면 이해가 잘되고, 어떤 사람은 여러 번 읽으면서 이해를 합니다. 어떤 사람은 같은 내용을 여러 강사의 강의를 통해 들으면 이해가 잘되고, 어떤 사람은 남에게 설명하다 보면, 즉 말을 하면서 정리가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강사님이 짧게 정리해 놓은 단문이나 이미 정리가 완료된 필기자료를 읽을 때 보다는 흐름이 있는 줄글 자체를 읽을 때가 이해가 잘 됐습니다.
줄글을 단문으로 요약하면서 노트나 칠판에 쓸 때는 그 내용이 머리 속에 박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본서는 딱 1회만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읽었고, 그 다음부터는 사전처럼 찾아보았습니다. (대신에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객관식 문제집을 회독했습니다.) 찾은 부분을 좀더 익혀야겠다고 느끼면 이를 단문으로 바꿔서 정리했습니다.
제가 시도해본 다른 방법으로는 50분 공부, 10분 쉬는 시간 단위로 공부하기 / 잠에 들기 전에 그날 공부한 내용을 빈 종이에 최대한 써보기 / 과자 먹으면서 공부하기/ 내 목소리로 책 내용을 녹음한 다음 반복해서 듣기/ 스터디원들에게 설명해보기 등등이 있습니다. 저를 대상으로 실험을 해보면서 생각보다 많은 공부방법이 존재함을 알았습니다. 절대적으로 옳은 공부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3. 강의 수강
수강한 강의 스케줄은 다음과 같습니다.
민법(3월~5월) → 상표법(5월~6월) → 디보법(7월) → 민법 객관식(12월) → 상표법 객관식 (1월) 특허법은 3월~ 1월까지 매일 1시간씩 수업이 있어서 따로 계획을 짜지 않고, 복습만 했습니다. 화학, 생물(5월~6월) → 지구과학(7월) → 화학, 생물 중급강의 (8월) → 물리(9월)
8월까지는 기본강의를 완강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강사님 말씀대로 예습은 하지 않고 복습만 했습니다. 민법 기본강의를 완강하고 기본서를 회독함과 동시에 상표법 강의를 들었더니 둘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가 되었습니다. 9월까지는 하루에 6시간정도 공부했으므로 거의 강의와 복습만으로 하루가 끝났습니다.
7월부터 3달 동안은 학원 주변 헬스장에서 운동을 1시간정도 하고 집에 갔습니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체력적으로 부담이 커져서 11월부터는 간단히 스트레칭만 하고 잠에 들었습니다. 사람은 특히 집중을 할 때 무조건 어깨가 움츠려들고, 목 근육이 긴장한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집중을 안하고 공부할 수는 없으니 목 스트레칭은 매일매일 하시길 개인적으로 추천드립니다.
9월부터는 하루 8시간정도 강의 없이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확보하고자 했습니다. 이 기간에 실력이 오르는 것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실력이라는 놈은 결국 혼자서 고민할 때 향상했습니다.
한 달에 한번정도 종합반만을 대상으로 치는 모의고사 성적에서도 그 점이 나타났습니다. 강의를 아무리 듣더라도 어차피 내 힘으로 읽어야만 읽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습니다. 강의 없이, 꼼꼼히 기본서를 1회독 하는 것이 모든 과목에 있어서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법과목 1회독이 2달이면 충분할거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서 3달을 넘겼습니다. 결국 민법 객관식을 12월이 되어서야 시작하였고, 상표법 객관식도 1월에 처음 풀었습니다. 시험이 예상보다 1달 정도 늦춰져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만약 지난 계획을 수정한다면 기본강의를 최대한 빠르게 마치고 10월까지는 혼자 힘으로 1회독을 마치는 것으로 바꿨어야 했습니다. 그래야 객관식 강의를 여유롭게 진입할 수 있습니다.
객관식 문제는 빨리 접할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때부터 비로소 시험맞춤형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제자가 함정을 파는 부분이 어딘지를 관찰하면서 이 지문이 기본서의 어느 파트에 있었는지를 찾으면서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본서를 여러 번 회독하고 객관식문제집을 푸는 것 보다 기본서 1회독 이후에 객관식 문제를 빠르게 시작해서 시험적합성을 높이는 방법이 시간을 아낀다고 생각합니다. 민특상디 모두 기출문제를 위주로 풀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엄청나게 틀립니다. 그리고 이게 기출문제라는 사실에 멘탈이 마구 흔들립니다. 그래서 조현중 변리사님의 조언대로 객관식 문제집을 테스트용으로 쓰지 않고 다른 형태의 ‘기본서’로 활용하였습니다. 지문 하나하나를 OX문제처럼 취급하고, 한 지문을 읽고 바로 교재에서 근거를 찾아보는 식으로 모든 법과목 기출문제 풀이를 하였습니다. 그러니 처음엔 많이 틀려도 괜찮습니다.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풀다 보면 반복적인 패턴으로 함정이 있음을 깨닫습니다.
대신 객관식 문제집을 풀 때 제가 주의했던 점이 있습니다. 느낌으로 풀지 말자! 였습니다. 어떤 지문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판단할 때 왜? 를 항상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면 옆의 친구가 이 지문이 왜 맞는거냐? 고 물어봤을 때 한 마디의 답변은 할 수 있을 정도, 즉 ‘그냥 느낌이 그래’라는 답변만큼은 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단 오버해서 너무 깊이 생각하면 오히려 시험에 맞지 않는 공부방법이 될 수 있으니 이럴 땐 바로 강사님께 질문을 해서 궁금증을 해결했습니다.
2월부터는 특허법, 디자인보호법, 화학, 생물, 지구과학 최종정리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최종정리강의는 마지막에 무엇을 반복해서 볼지 모를 때 활용하면 좋습니다. 시험이 다가올수록 공부의 범위를 늘리면 절대로 안되는데, 최종정리 강의가 이를 잘 잡아줬습니다. 외워지지 않거나 잦은 실수가 있는 부분은 두문자를 스스로 만들어서라도 외웠습니다.
원래는 시험 전날 모든 과목을 한 번씩 훑을 수 있도록 계획을 짰습니다. 하지만 마음만 그랬을 뿐 실제로 저의 실력은 그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1주일 동안으로 기간을 늘렸습니다. 결과적으로 마지막 1주일 안에 모든 과목을 1회독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시험 막바지로 갈수록 법과목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자연과학 문제풀이 숙련도 늘리기에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특히 화학은 문제를 보고 어떤 공식을 쓸지 바로 떠오르지 않으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립니다.
4. 과목별 수강 강의 및 교재
과목별로 수강한 강의와 마지막 한 달 동안 반복했던 교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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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한 강의 |
반복 회독했던 교재 |
참고교재 |
민법 |
기본, 객관식, 5개년 최신판례 (모두 류호권) |
조문, 포인트 객관식, 5개년 최신판례 프린트 |
포인트 민법 알짜 민법 |
특허법 |
기본, 조문, 판례, 기출문제 풀이, 최종정리 (모두 조현중) |
조문, 판례집 |
기본서, 기출문제집 |
상표법 |
기본(윤형근), 객관식(원대규) |
조문, 태인상표법 객관식 |
윤상표법 |
디보법 |
기본, 최종정리 (모두 김웅) |
조문, 기출문제집, 최종정리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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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
기본(이준석), 현대물리 특강(류웅선) |
통합물리(류웅선 저) |
물리의 각(이준석 저) |
화학 |
기본, 중급, 최종정리 (모두 이문환) |
기본서, 합격 소화제 객관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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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
기본, 중급 (임수현), 기출문제풀이/최종정리(최성윤) |
새로운 생물(최성윤 저) |
10개년 기출문제 |
지학 |
기본, 최종정리 (박준희) |
기본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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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법
기본강의를 들으면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매 강의마다 새로운 용어가 등장해서 글이 읽히지 않았고, 3시간 강의를 복습하기 위해 4시간 이상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현강으로 수강하다가 인강으로 바꾸려고 했지만 일단은 한번 쭉 듣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셔서 복습을 못하더라도 일단은 완강하였습니다. 민법을 처음 공부하실 때는 40%만 이해해도 된다고 합니다. 외운다는 느낌보다는 익숙해진다는 느낌으로 여러 번 읽는 공부방법이 효과적입니다.
류호권 교수님의 포인트민법을 기본서로 기본강의를 들었고, 강의 이후 스스로 1회독할 때는 알짜 민법으로 했습니다. 포인트 민법에 필기를 너무 과하게 해놔서 새로운 책으로 읽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차피 기본서로 회독을 돌리지 않았으므로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알짜민법으로 혼자서 1회독 할 때 8개년 기출문제를 함께 풀면서 기출지문들을 형광펜으로 작게 표시하였습니다. 해당 지문이 어느 파트에 해당하는지를 직접 찾으면서 민법실력이 많이 향상되었고, 기출은 엄청 어려운 판례보다는 기본적인 문제 위주로 출제됨을 느꼈습니다.
류 교수님께서 조문을 엄청 강조하셔서 항상 조문에서 근거를 확인하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객관식문제집을 풀면서 바로 정오판단이 되지 않는 지문을 조문의 반쪽 여백에 적었습니다. 객관식 문제집은 총 3회독 했습니다. 객관식 강의를 듣기 전에 먼저 풀어서 1회독했고, 이후에 홀수만으로 1회독, 짝수만으로 1회독 했습니다. 마지막 1주일에는 조문과 5개년 최신판례 프린트만 봤습니다. 시험을 보면서 느꼈지만 민법은 모든 지문이 어렵게 출제되지 않습니다.
지문 중에 4개가 애매해도 1개가 명확한 경우도 많습니다. 사법시험, 변호사시험에서 출제되는 어렵고 긴 문제는 법리를 한번 이해해보는 정도로만 가볍게,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풀어보기를 추천드립니다. 신경써야할 부분은 기본적인 지문과 이를 살짝 바꿔놓은 지문을 확실하게 구분하는 공부입니다. 혼자 하시기 어려우시다면 강의를 이용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저도 혼자 해보려다가 진도가 자꾸만 미뤄져서 현장강의를 들었습니다. 류교수님께서 거의 모든 함정을 알려 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 특허법
매일 아침 1시간씩 강의를 해주시기 때문에 그 내용만 매일 복습해도 특허법은 걱정없었습니다. 종합반 스케줄대로 민법과 동시에 특허법을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엔 특허법 조문의 복잡함이 적응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설명해주시는 큰 흐름과 조문의 취지만을 이해하려고 했으며 기간이나 조문상의 사소한 차이점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판례강의를 들으면서부터 특허법이 재밌다고 느꼈고, 판례에 쓰인 용어를 정확하게 이해하면서 읽으니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이후 기출문제를 풀면서 거의 모든 문제가 조문의 문구를 조금 바꾸거나 판례 그대로의 문제이고 간혹 가다가 사례형이 나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따로 객관식 문제집은 풀지 않고, 조문과 판례노트만 반복적으로 찾아보았습니다. 마지막 1주일 동안은 최종정리 강의에서 강조하신 조문과 판례를 쭉 읽고, 기출문제 중에서는 사례형만 골라서 한 번 더 풀어보았습니다. 특히 특허법은 조문을 정말 많이 찾아보았습니다. 문제를 풀다가 의문점이 생기면 기본서를 찾아보기 보다는 조문과 판례노트 내에서 그 근거를 계속해서 찾아내면서 공부했습니다.
3) 상표법
2차 필수과목이지만 1차시험에서는 10문제만 출제됩니다. 그래서 무리하게 양을 늘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특허법, 디자인보호법과는 성격이 아예 달라서 만약 비슷할거라고 기대하면 배신당하기 일쑤입니다. 아예 보호하는 대상이 다른 법이라고 생각하고 특허법, 디보법과 분리하여 공부하는 게 마음 편합니다. 기본강의는 윤형근 변리사님 강의를 들었지만 두꺼운 기본서를 반복 회독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두려움에 넋을 놓고 있다가 1월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원대규 변리사님 객관식 강의를 들었고, 책 앞의 요약된 부분을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상표법 역시 객관식문제를 혼자 풀어보면서 상표법의 정체를 늦게나마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상표법은 제가 뚜렷한 조언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기본서를 제대로 1회독 하지 않았으니 그게 그대로 점수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4) 디자인 보호법
선택과목으로 열역학을 선택하기로 일찍 마음먹었기 때문에 1차시험에 대비할 정도만 공부했습니다. 김웅 변리사님의 기본강의 수강 후 11월에서야 기본서를 1회독 한 뒤 기출문제만 3번 정도 풀었습니다. 역시 최종정리강의를 듣고, 그 교재로 마지막 1주일 동안 1회독 했습니다.
특허법, 상표법, 디보법 3법의 미묘한 조문의 차이가 시험 막바지에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이 차이를 구분하다가 짜증이 났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3법을 비교하기 위한 시간이 따로 필요함을 감안해서 마지막 계획을 짜시길 추천드립니다.
자연과학은 한 과목을 통째로 버리기엔 너무 아깝고, 특정 단원을 버리는 전략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난이도가 낮은 문제들이 과목당 4개정도는 반드시 나오기 때문입니다. 또한 푸는 순서가 매우 중요합니다. 종합반 모의고사를 통해 시간분배 연습을 하면서 푸는 순서를 결정했습니다. 가장 시간이 적게 드는 과목을 먼저 풀었습니다. 지구과학 → 생물 → 물리 → 화학 순서로 결정하고, 시험 때도 그렇게 했습니다. 실제 시험에서 시간이 없어 화학을 5개 찍었는데, 어차피 풀어도 못 맞췄을 문제들이었습니다. 이처럼 풀 수 있는 문제를 먼저 푸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5) 물리
기계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물리만큼은 자신 있었습니다. 9~10개를 목표로 잡았고, 약간 어려운 문제로 준비하기 위해서 이준석 변리사님 강의를 수강했습니다. 수록된 문제들이 MEET, PEET 문제들이어서 난이도가 상당합니다. 다만, 물리를 처음 접하는 분들은 어렵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물리2를 준비해본 경험이 있는 분에게 추천드립니다.
고전역학, 전기파트는 모든 문제를 다 풀어보았고, 나머지 파트는 기출문제와 비슷한 것만 골라 풀었습니다. 그리고 현대물리 부분은 기출빈도에 비해 책의 내용이 적어서 따로 류웅선 교수님의 특강을 수강했습니다. 그동안 거의 출제되지 않았던 부분도 대비했기 때문에 교류회로, 핵붕괴 문제처럼 생소한 문제도 당황하지 않고 풀 수 있었습니다. 물리는 특히 벼락치기가 어렵습니다. 혼자 끙끙대면서 푸는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한데, 시험 마지막에는 그럴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암기량은 적습니다. 초반에 준비해 놓으면 마지막에 시간이 없을 때 따로 시간내지 않아도 되는 과목이니 물리가 어려우신 분들은 초반에 시작하는게 어떨까 생각합니다.
6) 지구과학
유일하게 모든 수험생이 10개를 목표로 공부하는 과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짱돌 문제의 비율이 적은 과목이고, 박준희 교수님의 기본서 하나로 충분히 대비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고득점 해야 하는 과목입니다. 저는 꼼꼼하게 공부하기 위해 기출문제를 풀고 서로에게 설명해보는 스터디를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설명을 하려면 일단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애초에 문제를 푸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10개를 맞추기 위해 이 정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암석이나 우주 부분은 암기량이 꽤 있습니다.
하지만 강사님께서 암기할 량을 최소한으로 줄여주시니 그것만 확실하게 외웠습니다. 최종정리를 통해 빠트린 부분을 다시 점검하였고, 마지막 1주간은 수록된 모든 기출문제를 한번 쭉 풀었습니다. 시험당일 점심시간 1시간동안에는 지구과학만 봤습니다.
7) 생물
가장 자신 없는 과목입니다. 그래서 기본강의 이후에 중급강의도 들었고, 기출문제 풀이강의도 들었습니다. 저는 최성윤 교수님의 책이 줄글로 되어있어서 더 읽기 편했습니다. 암기량이 가장 많은 자연과학 과목이므로 법과목과 함께 마지막까지도 신경써서 봐줘야하는 과목입니다. 범위가 워낙 넓기 때문에 자주 출제되는 부분과 아닌 부분을 강약 조절하면서 공부했습니다. 마지막 1주일 동안 새로운 생물 기본서를 1회독 하였습니다.
8) 화학
최근 기출문제를 기준으로 했을 때 푸는데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리는 과목이었습니다. 부족한 감이 있어서 기본강의 이후에 중급강의까지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가 빨리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문제풀이의 과정을 반복해서 연습했습니다. 예를 들어 평형상수가 주어지면 떠올려야하는 공식이 무엇인지, 이때 어떤 예외를 주의해야 하는지를 정리하는 식으로 문제풀이가 흘러가는 흐름에 익숙해지도록 했습니다.
이문환 교수님의 기본서와 객관식 문제집으로 준비했습니다. 객관식 문제집의 문제 수준이 상당히 높아서 버거울 때가 많았습니다. 기출문제는 모두 풀어보았고, 실전문제는 기출문제와 비슷한 유형만 골라 풀었습니다. 최종정리강의 수강 후 마지막 1주일 동안 기출문제를 한 번 더 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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