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제8회 변호사시험이 지난 1월 8일부터 12일까지 전국 5개 권역 8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 결과, 응시생들은 비교적 무난한 난이도를 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올해 시험의 경우 선택형과 기록형에 비하여 사례형의 난도가 높았다는 응시생들이 많았다.
지난 11일 연세대 시험장에서 만난 한 응시생은 “올해는 민사법과 형사법, 공법 모두 사례형이 특히 어려웠다”며 “사례형은 다양한 쟁점이 출제돼 답안을 작성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응시생 K씨 역시 사례형에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K씨는 “올해 시험 난이도는 개인적으로 선택형 ‘하’, 기록형 ‘중’, 사례형 ‘상’이었다”며 “사례형의 경우 쟁점이 많았고, 사실관계가 복잡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시험 후기를 전했다.
응시생들의 체감 난이도에 수험전문가들 역시 제8회 변호사시험은 사례형이 합격의 당락을 결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민사법을 강의하는 신정훈 변호사는 “올해 시험에서는 사례형이 상당히 까다롭게 출제되었다”며 “문제의 지문 자체가 오해의 여지가 있었던 문제도 보이고, 통상적인 쟁점이지만 문제의 사실관계를 복잡하게 해서 사안포섭이 쉽지 않게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출제된 쟁점 자체도 민사집행법의 쟁점을 다수 포함하였고,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압류의 경합, 물상대위, 기판력의 배점도 상당히 높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는 선택형의 평균은 다소 상승할 것으로 생각되는 반면 사례형은 어렵고 시간이 부족하여 합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형사법 역시 전반적으로 평이한 수준으로 문제가 출제됐다는 반응이 지배적인 가운데 사례형은 작년 수준과 유사한 정도로 출제돼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김정철 변호사는 “올해 변시 형사법은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됐고, 특히나 선택형은 법무부의 기본 방향이 반영된 듯 수험생의 부담을 줄여주고자 난이도가 아주 낮았다”며 “다만 사례형은 쟁점을 다양하게 출제하면서도 수험생들이 놓치기 쉬운 쟁점들이 곳곳에 숨어있었기 때문에 문제를 풀 때에는 쉽게 느껴지더라도 막상 쟁점을 놓치지 않고 실수없이 제대로 서술하기에는 어려운 문제였다”고 밝혔다. 또 “기록형의 경우는 쟁점이 그리 많지는 않았으나 그 답이 명확하여 하나의 실수가 배점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출제됐다”고 전했다.
이밖에 첫날 치러진 공법의 경우 선택형과 사례형 그리고 기록형을 가리지 않고 쉽지 않았다는 평가다. 공법 역시 사례형과 기록형의 출제유형이 예년과 사뭇 달라 답안을 작성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또 경제법은 공정거래법과 소비자법 분야에서 모두 중요한 내용으로 여겨졌던 쟁점이 출제됐고, 환경법도 꼭 나와야할 쟁점들이 문제로 구성됐다.
2019년 제8회 변호사시험 합격자는 오는 4월 26일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변호사시험 합격점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7년간 변호사시험 합격 기준 점수는 △제1회 720.46점 △제2회 762.03점 △제3회 793.70점 △제4회 838.5점 △제5회 862.37점 △제6회 889.91점 △제7회 881.90점 등이었다. 2018년 제7회 시험의 경우 합격선이 전년대비 소폭 낮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역대 2번째로 높은 점수였고, 올해 변호사시험의 경우 무난한 출제를 보임에 따라 900점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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