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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심상치 않은 무역적자_정승열 법무사(대전)

이선용 / 기사승인 : 2023-02-06 09: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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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열 법무사.jpg


※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산업통상부는 매월 초 지난 한 달 동안의 무역수지 상황을 발표하는데, 2월 1일 발표한 1월 중 수출은 462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감소하고, 수입은 589억 6,000만 달러로 2.6% 줄어서 무역수지는 126억 9,000만 달러(약 15조 6,000억 원) 적자라고 했다. 월간 수출액이 50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1년 2월 447억 1,000만 달러 이후 2년 만이지만, 무역적자 행진이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것은 IMF 외환위기 직전인 1995~ 1997년 이후 25년여 만의 일로서 지난 한 해 동안 무역적자 누계 474억 7,000만 달러의 4분의 1이 넘는 26.7%가 1월 한 달 만에 발생했다는 사실은 우리경제의 심상치 않은 상황을 말해준다.

 

먼저, 수출 감소는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의 지속, 반도체 업황 악화가 큰 영향을 미쳤는데, 수출의 25%를 차지하던 ‘1위 품목’인 반도체의 부진이 가장 큰 요인이 되었다. 반도체는 메모리 가격 하락과 수요 격감으로 1년 전보다 가격이 44.5% 급감하면서 6개월 연속 역성장인데, 지난 연말 D램 고정가격은 지난해 5~6월 3.35달러의 절반인 1.81 달러까지 떨어졌다. 여기에다 시스템 반도체 수출마저 지난달부터 감소세 (-25%)로 전환됐다.

 

이로써 세계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영업수익도 크게 감소해서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나 줄어든 2,700억 원에 그치는 어닝쇼크(earning shock)를 안겨주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에 만 1조 7,012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또, 반도체 수출 감소는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대(對)중국 수출이 8개월째 감소하여 지난 한 달간 대중 무역에서 39억 7,000만 달러 적자를 봤다. 또, 신흥시장인 아세안(-19.8%), 주력 시장인 미국(-6.1%)의 수출도 모두 줄었다. 그밖에 15대 주요 품목 중 석유화학(-25%), 철강(-25.9%), 디스플레이(-36%) 등 10개가 감소세를 보였고, 자동차(21.9%), 선박(86.3%)만이 그나마 버텨줬다.

 

반면에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은 157억 9,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61억 7,000만 달러)보다 소폭 줄었지만, 에너지 가격이 높아지면서 지출도 상대적으로 커져서 무역적자를 부추겼다. 게다가 국제유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어서 당분간 무역수지 적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경제의 사령탑인 부총리나 산업통상부장관 등 고위관계자도 반도체는 상반기 중에는 회복이 어렵고, 하반기에나 재고 소진 등을 거쳐 회복될 것으로 관측한다며 자신 없는 말을 하고 있다.

 

결국,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하반기에도 수출 전망은 밝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경상수지도 경제지표 곳곳에서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산업활동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전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6% 감소했다. IMF는 주요 30여 개국을 대상으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발표했는데, 미국은 1.0%에서 1.4%로, 유로존은 0.5%에서 0.7%, 중국은 4.4%에서 5.2%로 0.8% 올려서 잡는 등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0.2% 올렸지만, 유독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7월 2.9%로 전망했다가 10월에 2.0%로 하향 조정하더니, 다시 0.3%포인트 내린 1.76%로 전망했다. 이것은 장기간 저성장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1.8%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IMF의 전망대로라면, 우리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의 성장률을 밑돌게 된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는 수출 경쟁력이 압도적으로 높아야 하지만, 원자재 가격의 폭등과 수출 격감으로 무역적자가 계속 커지고 있는 현실은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반도체 수출 부진은 중국의 이른바 리오프닝, 2년째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미국의 금리가 인하되어 환율이 안정되어야 수입 물가가 떨어지게 될 것이지만, 당장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여야나 정치권은 당리당략에만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서로 머리를 맞대고 수출 증가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 자칫 YS 정권 말 IMF 외환위기를 맞고 나락으로 떨어졌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은 웬일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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