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시군구 공무원…10명 중 7명 ‘심각한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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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시군구 공무원…10명 중 7명 ‘심각한 스트레스’

마성배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8 09: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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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장치 유명무실·조직문화 폐해 고착…“보여주기식 대책 벗어나야”
민원 스트레스 74.4%…악성 민원에 이직 고민도 절반 가까이
직장 내 괴롭힘 43.9%…중간 계급 7급이 가장 큰 피해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 공주석 위원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지난해 열린 김포시 공무원 사망 추모식 및 악성민원 대책 및 인력확충 요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 사진 제공)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전국 시군구 공무원들이 민원 현장과 경직된 조직문화 속에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악성·폭탄 민원에 무방비로 노출된 채 보호 장치마저 실효성이 떨어져 공직사회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와 현장 공무원들은 “보여주기식 대책을 넘어 즉각적인 처우 개선과 근본적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시군구공무원노동조합연맹(시군구연맹)이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의뢰해 조합원 1,9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군구 공무원 고용·생활실태 조사’ 결과,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 경험률이 74.4%에 달했다.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이 극심한 정신적 압박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성 민원은 공무원의 이직 의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체 응답자의 43.0%(복수응답)가 “악성 민원 때문에 공직을 떠나고 싶다”고 답했다. 직급별로는 8급이 47.3%로 가장 높았고, 9급 44.1%, 7급 41.3%, 6급 이상 39.5% 순이었다. 김포시공무원노동조합 유세연 위원장은 “지난해 김포시청에서 한 공무원이 악성 민원과 폭탄 민원으로 인한 압박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이런 민원은 업무 진행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시군구 공무원은 악성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매우 높았으며, 이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렇게 높은 스트레스에 비해 보호 장치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교육, 녹음, 응대시간 준수, 안전요원 배치 등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권장시간 준수 3%, 안전요원 배치 8.9%, 교육 17.5%, 녹음기능 39.7%에 불과했다. 민원 스트레스 경험률과 보호조치 경험률 간의 격차가 최소 39.8%p에 달한다.

군산시청공무원노동조합 박덕하 위원장은 “민원 대응 중 폭행을 당하는 사례가 빈번하지만, 현장의 보호 장치는 안내문 게시 정도에 그친다”며 “CCTV와 녹음만으로는 실질적인 안전 확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군구연맹 공주석 위원장은 “안전은 일터가 보장해야 할 최소한의 권리”라며 “보여주기식 대책이 아니라 공무원들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보호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경직된 조직문화가 공무원들의 또 다른 고충으로 확인됐다. 인간관계 스트레스 경험률은 70.3%로, 업무 스트레스(57.6%)보다 12.7%p 높았다. 이는 상명하복과 계급 중심의 조직문화가 여전히 깊숙이 뿌리내려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공직사회의 대표적 구태로 꼽히는 ‘간부 모시는 날’을 경험했다는 응답자가 25.8%나 됐다. 이는 순번제로 간부에게 사비로 식사를 대접하는 관행으로, 중앙부처(7.7%)와 지자체(12.2%) 평균보다 훨씬 높다.

 

 

▲시군구 공무원은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직장 내 괴롭힘도 심각했다. 목격 또는 경험 비율이 43.9%에 달했고, 특히 7급에서 51.9%로 가장 높았다. 이는 상급자와 하급자 사이에서 양방향 압박을 받는 구조적 위치와 무관치 않다. 8급(43.8%), 6급 이상(40.9%), 9급(32.8%) 순으로 뒤를 이었다.


실제 사례도 있다. 지난해 경북 영주시에서 근무하던 A씨는 행사 대리 참석 강요, 민원평가 데이터 조작 지시, 상급자의 사적 수행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열악한 근무환경이 사회 문제로 번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와 제도를 정비하라”고 지시했다. 같은 날 대통령실은 ▲정책감사 폐단 차단 ▲직권남용 방지를 위한 법 개정 ▲현장 공무원 처우 개선 ▲AI 기반 당직체계 개편 ▲포상·승진·교육 확대 등 5대 추진과제를 발표했다.

시군구연맹 공주석 위원장은 “늦었지만 정부가 공무원 처우 개선에 관심을 보인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민원 최일선인 시군구 공무원들의 현실을 반영한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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