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전담법관·조건부 가석방 확대 제안…'사법재활 연속체' 구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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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서 표지(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제공) |
마약류 범죄가 급증하는 가운데 경찰 수사부터 재판, 교정, 지역사회 복귀에 이르기까지 치료와 재활이 끊김 없이 이어지는 '사법재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국내 제도는 단계별 연계가 미흡해 마약사범들이 치료와 재활 과정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18일 '최근 마약류 범죄 변화 양상에 따른 실태 및 치료처우방안 연구(Ⅱ): 마약류사범 치료재활처우' 보고서를 발간하고 마약류사범의 재범 방지를 위한 사법재활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증가하는 마약류사범에 대한 효과적인 재범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수행됐다. 연구진은 행정통계와 관련 법률 검토를 비롯해 미국·영국·호주·일본 등 주요국 사례를 분석했으며, 교정시설 수용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지역사회 마약류 중독자, 전문가 심층면담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연구 결과 해외 주요국은 공중보건 관점에서 형사사법 절차 전반에 걸쳐 치료와 재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반면, 국내는 치료·재활 수요가 높음에도 사법 단계별 연계 부족과 인프라 한계로 인해 지원 공백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 수사 단계부터 지역사회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사법재활 연속체'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우선 범죄예방의 골든타임으로 꼽히는 경찰 수사 초기 단계에서는 마약류사범을 신속하게 치료기관으로 연계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하고, 경찰에 치료보호 의뢰 권한과 임시조치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소와 재판 단계에서는 처분 또는 선고 이전부터 치료·재활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약물법원(Drug Court)과 같은 제도를 즉시 도입하기 어렵다면 우선 마약전담법관 지정과 전문성 강화를 통해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형의 일부 집행유예제도'도 참고할 만한 사례로 제시됐다.
교정 단계에서는 현재 운영 중인 회복이음과정과 중독재활수용동 등 재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대상자 선별·선발 체계를 정교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국립법무병원과 교정시설 간 수용자 이송을 보다 유연하게 운영해 개인별 치료 수요에 맞춘 처우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건부 가석방 활성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치료와 재활에 성실히 참여한 수용자에게 단계적인 사회복귀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재범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역사회 단계에서는 교육프로그램 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중간처우시설 확충,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민간기관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포르투갈의 '약물중독근절위원회(CDT)' 사례를 참고해 사법체계와 지역사회 치료·재활 시스템을 연결하는 게이트키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함께한걸음센터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사법재활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법·제도 개선 과제도 제시했다. 연구진은 현재 투약사범 중심으로 논의되는 치료재활 정책을 공급사범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추징금 등 범죄수익을 치료·재활 재원으로 활용하고, 인사혁신처 퇴직공무원 사회공헌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참여와 부처 간 정보공유 시스템 구축 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연구책임자인 김낭희 연구위원은 "당장 약물법원이나 형의 일부 집행유예제도를 도입하기 어렵다면 사법치료재활 조건부 기소유예나 조건부 가석방 제도를 정교화해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가 법제도 미비와 기관 간 연계 부족으로 발생하는 형사사법체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실질적인 치료·재활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 마련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피앤피뉴스 / 서광석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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