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천주현 변호사의 판례분석] 변호사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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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현 변호사의 판례분석] 변호사 직업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4-11-26 16:4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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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직업
▲ 천주현 변호사
변호사를 하면서 보람과 즐거움이 있었지만, 왠지 고되다는 생각도 자주 들었다.
그러려니 하였는데, 변호사업무가 힘들어서 생을 마감한 젊은 변호사가 보도됐다.
변호사로서의 미래가 30년, 40년은 남았을 사람인데, 2021년도에 그런 일이 있었다.
수습변호사 근무 중 정규직 전환에 실패했다고 한다.
일반인도 겪는 일이지만, 변호사가 되고 나서 수습이 마감되고 취업에 실패한다는 것은 막대한 스트레스가 되었다.

유족이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는데, 근로복지공단이 거부했다.
‘수습업무가 정식변호사업무보다 경하다’거나 ‘과거부터 우울증을 앓은 것이 사망의 원인’이라고 하였다.

고인은 2021년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서 서초동 로펌에서 근무하다가, 3개월 뒤 자택에서 사망하였다.
스스로 선택하였다.

서울행정법원은, 사망의 원인이 업무상 재해 때문이라고 하였다.
직무 스트레스가 심각하여 정신적 문제가 극에 치달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수습변호사라 하여 업무가 경하다고도 보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13부는, '고인은 상시 야근과 주말 근무를 했다.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겪은 사실이 인정된다. 고인은 로펌에서 근무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부터 우울증 증세가 악화돼 정신과를 방문했고, 이후 약물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변호사업무의 특성상 고도의 지적 노동과 책임이 요구되는데, 이러한 업무환경에서 고인이 받았던 정신적 압박은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섰다. 고인은 로스쿨 시절 우울증이 있긴 했으나, 졸업 후 변호사로서 새로운 출발을 하면서 증상이 호전되었다. 로펌에서의 업무환경과 스트레스가 기존 우울증을 다시 악화시켰다. 변호사로서의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지 못한다는 정신적 부담 끝에, 정규직 변호사로의 채용이 좌절되자 극도의 상실감을 받았다. 결국 정상적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떨어져, 합리적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이르렀다.'고 하였다(2022구합85041 판결; 2024. 10. 24. 법률신문).

과거 앓던 우울증이 저절로 재발돼 사망에 이른 것이 아니고, 변호사직무가 내포한 업무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이 됐다고 본 것이다.
주 증거로, 유서와 진료기록이 언급되었다.
사람 잡는 직업이 되고 말았다.
변호사업무가 고도의 지적 노동과 책임이 요구된다는 것을 아는, 변호사의 가족은 드물다.
변호사가 티비에서 묘사되는 모습은, ‘럭셔리, 샤프함, 인정머리 없음’이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는 판결이다.
변호사는, 위 고인처럼 수시로 좌절감과 책임감에 몸서리친다.
고객이 잘못되지 않도록, 또 사무실이 잘 영위되도록, 변호사의 전문성을 높이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변호사는 위 판결의 설시처럼, 정상적 인식능력과 행위선택능력, 그리고 정신적 억제력도 같이 길러야 한다.
일하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망한 법조인 소식이, 세상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50대를 기점으로, 출근 시, 퇴근 시, 야근 시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검사, 판사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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