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가 총 19회에 걸쳐 연재한 특집 ‘불효자의 길 노량진 탈출 프로젝트’는 수험생활 중 수험생들이 겪게 되는 어려움을 짚어보고, 그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공직 입성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공무원시험에 출사표를 던진 수험생들, 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 앞에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고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보다는 좌절감이 마음 한켠에 자리 잡는다.
그러나 공무원이 되고자 마음먹고 공부를 시작한 이상 뒷걸음을 치기보다는 자신의 취약부분을 보완하여 목표를 이뤄야함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불효자의 길 노량진 탈출 프로젝트’에 연재된 내용 중 수험생들이 가장 공감하고 흔히 겪을 수 있는 5개의 고민 보따리를 선별하였다. 하나_ 자기 해부학
보통 공무원시험에 처음 입문한 수험생들의 경우 주변 수험생의 말이나 카페 등에서 정보를 얻고, 수험계획을 세우게 된다. 즉 본인의 실력 여부와 상관없이 “남들이 이렇게 하니까, 나도 해야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시험 준비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무원시험 준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일이다. 아무리 좋은 책과 강의로 공부를 한다고 하더라도, 본인의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 법이다. 오히려 좌절감만을 맛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본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더함이나 뺌 없이 냉정하게 판단하는 일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본인의 현 위치를 제대로 판단할 수 없을 경우 수험전문가들과의 상담을 통해 이에 맞는 맞춤형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수험계획을 세울 때에는 가능한 현실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의욕에 앞서 지나치게 많은 분량의 계획을 세워놓게 되면, 하루하루가 부담이 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하여 슬럼프가 찾아 올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_ 자투리 시간 활용
공무원시험은 이해 못지않게 암기가 중요한 시험이다. 즉 정확한 암기가 선행되어야만 제한된 시간에 문제를 풀 수 있다. 하지만 중요 내용을 암기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뒤따르게 되며, 한 번의 시간 투자로 끝나지 않음은 당연하다. 또 사람의 뇌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암기 사항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잘 외워지지 않는 중요 암기 사항을 수첩이나 오답노트에 적어 학원이나 독서실 등을 오갈 때의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자투리 시간을 적극 활용하게 되면, 그 만큼 암기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뿐 아니라 책상 앞에 앉아 외우는 것보다 반복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십 또는 수백대일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 공무원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함은 이미 합격자들을 통해 검증된 사항이다. 셋_ 수험생활과 사랑 혈기왕성한 청춘에게 있어 이성교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1분1초가 부족한 수험생들에게 있어서 이성교제는 수험생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독약과도 같다고 치부하는 이들도 있다. 더욱이 짝사랑이나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는 수험생들의 경우 그 아픔으로 인해 수험생활을 이어가기 곤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때로는 사랑의 힘이 수험생활에 있어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 즉 서로 신뢰감 속에서 탄탄한 교제를 해나간다면 수험생활에 플러스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성교제 역시 수험생들의 의지의 문제이다. 합격이라는 분명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수험생 본인이 수험에 방해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YES’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NO’가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넷_ 筆記(필기) 강박증
학원 강의를 수강하거나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 끊임없이 무언가를 적는 수험생들이 있다. 강사들이 하는 말은 무엇이든 적으려고 노력하고, 적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이들에게 있어 필기는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는 자기만족이며, 성취감을 맛볼 수 있는 수단이 된다. 하지만 이 성취감이 오히려 수험생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필기에 집착하고 있다는 한 수험생은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 강사들의 주변 설명이나 예시를 모조리 빠짐없이 적는다”며 “그러다보니 60분짜리 강의를 듣는데 2~3시간이 걸리며, 적은 내용을 다시 정리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소연 한다.
하지만 필기는 어디까지나 수단이지 목적이 될 수 없음을 수험생들은 명심해야 한다. 수험생들이 강의를 듣는 이유는 모르는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강의를 들을 때 모르는 내용이나 이해하기 쉬운 예시만은 간단하게 적으면 되는 것이다.
그것도 본인이 알아볼 정도로만 적으면 되는 것이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다. 또 중요한 내용은 책에 다 정리되어 있음을 수험생들도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섯_ 오랜 수험기간은 훈장이 아니다
오랜 수험생활이 실력이 될 수 없다. 즉 수험기간과 성적은 비례관계에 있지 않다는 뜻이다. 수험기간은 수험생 본인의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지는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본인이 장수생(?)이라고 생각하는 수험생들의 경우 무엇이 문제인지를 분명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험기간이 긴 수험생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자신의 수험기간을 훈장처럼 생각한다는 것이다. “내가 수험기간이 몇 년인데…”, “이거 다 아는 내용이야” 등으로,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해서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는 내용이 전부인양 스스로 판단하고 기본서를 멀리하게 된다.
물론 수험기간이 긴 수험생들 가운데는 진짜 운이 없었던 수험생들도 있었음은 인정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장수생들은 기본서보다는 요약집을 선호하고, 그 요약집 내용을 모두 알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공무원시험은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의 비중이 늘고 있고, 결국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응용능력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선용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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