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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목적의 정당성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6-03-13 13:3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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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의 정당성”

 

 

 

 

 

▲최창호 변호사

1. 서


위헌심사에 있어서 과잉금지 원칙을 제외하고 헌법재판을 논할 수 없을 정도로 ‘과잉금지 원칙’은 중요한 원칙이다. 헌법재판소는 “과잉금지의 원칙이라는 것은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입법 활동을 함에 있어서, 준수하여야 할 기본 원칙 내지 입법 활동의 한계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입법의 목적이 헌법 및 법률의 체제상 그 정당성이 인정되어야 하고(목적의 정당성), 그 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그 방법이 효과적이고 적절하여야 하며(방법의 적절성), 입법권자가 선택한 기본권 제한의 조치가 입법 목적 달성을 위하여 설사 적절하다 할지라도 보다 완화된 형태나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기본권의 제한은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치도록 하여야 하며(피해의 최소성), 그 입법에 의하여 보호하려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을 비교 형량할 때 보호되는 공익이 더 커야 한다(법익의 균형성)는 헌법상의 원칙이다. 위와 같은 요건이 충족될 때 국가의 입법 작용에 비로소 정당성이 인정되고 그에 따라 국민의 수인(受忍) 의무가 생겨나는 것으로서, 이러한 요구는 오늘날 법치국가의 원리에서 당연히 추출되는 확고한 원칙으로서 부동의 위치를 점하고 있으며,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도 이러한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시(헌재 1990. 9. 3. 89헌가95)하고 있다.  

 


2. 목적의 확정


목적의 정당성은 공익적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 것이므로 대부분 통과하는 관문이다. 법률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법률에서 설정된 목적이 헌법적 가치와 충돌한다는 점을 논증해야 하지만 실무에서는 사실상 곤란하다. 규범의 목적이 어떠한 상황에서 설정되었는지 입법 당시에 입법자가 가졌던 의사를 국회 보고서 등을 참조하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설정된 목적이 편견에 사로잡혀 있다거나 헌법적 가치와 충돌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례에서는 입법 당시 입법자가 추구하였던 목적이 무엇인가를 확인하려는 노력 없이 법을 분석하여 목적을 확정하고는 그 정당성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입법 당시에는 적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사회의 변화, 관념 및 인식의 변화로 이제는 적합하지 않다는 논증을 하여야 한다. 특히 혼인이나 성별 등 영역에 있어서 사회상의 변화에 따라서 이제는 시대착오적이라는 논증을 하는 것이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특히 수단과 목적의 연결성을 끊어서 공공복리로 치환되지 않도록 주장해야 한다.


3. 주요 사례


가. 동성동본금혼 사건(헌재 1997. 7. 16. 95헌가6등)
중국의 동성금혼 사상에서 유래하여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법제화되고 확립된 동성동본금혼제는 그 제도 생성 당시의 국가정책, 국민 의식이나 윤리관 및 경제구조와 가족제도 등이 혼인제도에 반영된 것으로서, 충효 정신을 기반으로 한 농경 중심의 가부장적, 신분적 계급사회에서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서의 기능을 하였다. 그러나 자유와 평등을 근본이념으로 하고 남녀평등의 관념이 정착되었으며 경제적으로 고도로 발달한 산업사회인 현대의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동성동본금혼을 규정한 민법 제809조 제1항은 이제 사회적 타당성 내지 합리성을 상실하고 있음과 아울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이념 및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의 성립·유지라는 헌법 규정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남계혈족에만 한정하여 성별에 의한 차별을 함으로써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되며, 또한 그 입법 목적이 이제는 혼인에 관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제한할 "사회질서"나 "공공복리"에 해당될 수 없다는 점에서 헌법 제37조 제2항에도 위반된다고 할 것이다.

나. 호주제 사건(헌재 2005. 2. 3. 선고 2001헌가9등)
우리 헌법은 제정 당시부터 특별히 혼인의 남녀동권을 헌법적 혼인 질서의 기초로 선언함으로써 우리 사회 전래의 가부장적인 봉건적 혼인 질서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헌법적 결단을 표현하였으며, 현행 헌법에 이르러 양성평등과 개인의 존엄은 혼인과 가족제도에 관한 최고의 가치 규범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한편, 헌법 전문과 헌법 제9조에서 말하는 '전통', '전통문화'란 역사성과 시대성을 띤 개념으로써 헌법의 가치 질서, 인류의 보편가치, 정의와 인도 정신 등을 고려하여 오늘날의 의미로 포착하여야 하며, 가족제도에 관한 전통·전통문화란 적어도 그것이 가족제도에 관한 헌법 이념인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에 반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한계가 도출되므로, 전래의 어떤 가족제도가 헌법 제36조 제1항이 요구하는 개인의 존엄과 양성평등에 반한다면 헌법 제9조를 근거로 그 헌법적 정당성을 주장할 수는 없다.

다. 혼인빙자간음 사건(헌재 2009. 11. 26. 2008헌바58 등)
이 사건 법률 조항의 경우 입법 목적에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첫째, 남성이 위력이나 폭력 등 해악적 방법을 수반하지 않고서 여성을 애정 행위의 상대방으로 선택하는 문제는 그 행위의 성질상 국가의 개입이 자제되어야 할 사적인 내밀한 영역인 데다 또 그 속성상 과장이 수반되게 마련이어서 우리 형법이 혼전 성관계를 처벌 대상으로 하지 않고 있으므로 혼전 성관계의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통상적 유도 행위 또한 처벌해야 할 이유가 없다. 다음 여성이 혼전 성관계를 요구하는 상대방 남자와 성관계를 가질 것인가의 여부를 스스로 결정한 후 자신의 결정이 착오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상대방 남성의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부인하는 행위이다. 또한 혼인빙자간음죄가 다수의 남성과 성관계를 맺는 여성 일체를 ‘음행의 상습 있는 부녀’로 낙인찍어 보호의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보호 대상을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로 한정함으로써 여성에 대한 남성 우월적 정조 관념에 기초한 가부장적·도덕주의적 성 이데올로기를 강요하는 셈이 된다. 결국 이 사건 법률 조항은 남녀평등의 사회를 지향하고 실현해야 할 국가의 헌법적 의무( 헌법 제36조 제1항)에 반하는 것이자, 여성을 유아시(幼兒視) 함으로써 여성을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사실상 국가 스스로가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을 부인하는 것이 되므로, 이 사건 법률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은 여성의 존엄과 가치에 역행하는 것이다.

라. 혼인한 여성의 재산 등록 사건(헌재 2021. 9. 30. 선고 2019헌가3)
이 사건 부칙 조항은 혼인한 남성 등록 의무자와 이미 개정 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따라 재산 등록을 한 혼인한 여성 등록 의무자를 달리 취급하고 있는바, 이 사건 부칙 조항이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엄격한 심사 척도를 적용하여 비례성 원칙에 따른 심사를 하여야 한다.


이 사건 부칙 조항은 개정 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이 혼인 관계에서 남성과 여성에 대한 차별적 인식에 기인한 것이라는 반성적 고려에 따라 개정 공직자윤리법 조항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혼인한 여성 등록 의무자에게 이미 개정 전 공직자윤리법 조항에 따라 재산 등록을 하였다는 이유만으로 남녀 차별적인 인식에 기인하였던 종전의 규정을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혼인한 남성 등록 의무자와 달리 혼인한 여성 등록 의무자의 경우에만 본인이 아닌 배우자의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등록하도록 하는 것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양산하고, 가족관계에 있어 시가와 친정이라는 이분법적 차별 구조를 정착시킬 수 있으며, 이것이 사회적 관계로 확장될 경우에는 남성우위·여성비하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게 될 우려가 있다. 이는 성별에 의한 차별 금지 및 혼인과 가족생활에서의 양성의 평등을 천명하고 있는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으로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 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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