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책 읽는 오후] 여행의 기술 : 왜 나는 여행을 하는가 / 알랭 드 보통 - 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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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오후] 여행의 기술 : 왜 나는 여행을 하는가 / 알랭 드 보통 - 은향

/ 기사승인 : 2015-06-23 15: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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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여행의 기술)

오후 3시, 권태와 절망이 위협적으로 몰려오는 시간 늘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어느 뜨거운 여름 날, 바다와 숲을 스치는 산들 바람결 속에서 시원하고 상쾌했던 제주도 푸른 바다와 조우했던 여행의 기억이 떠오른다. 곧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여행할 장소를 찾기 위해 인터넷 여행카페가입을 하거나 주변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한다. 

정작 나에게 왜 여행을 하는 지 묻는다면 선뜻 대답하지 못할 것 같다. “여행할 장소에 대한 조언은 어디에나 널려 있지만, 우리가 가야 하는 이유와 가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듣기 힘들다.”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이란 책의 첫 부분에 등장하는 말이다. 수많은 여행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가면서 ‘왜 나는 여행을 하는가’란 질문의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느낌이 든다.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은 출발-동기-풍경-예술-귀환이란 테마로 주인공이 여행을 하면서 반고흐나 존 러스킨과 같은 10명의 예술가를 안내자로 두고 예술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알랭 드 보통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그가 떠나는 여행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녹아 있다.


출발 - 기대에 대하여, 여행을 위한 장소들에 대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을 가길 원하지만, 실천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여행을 가고자 결정할 때 거창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 열대의 바람에 살짝 기울어진 야자나무 사진 한 장으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는 것이 여행이다. 우리는 행복을 찾기 위해 여행을 꿈꾸고, 기대하며, 장소를 찾는다. 그러나 알랭 드 보통은 야자나무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바베이도스 여행에서 “자신의 집에 있을 때의 우울한 자아와 섬에 온 자신 사이에서 예상치 않은 연속성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했다. 여기서 드 보통은 여행 장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감정적 또는 심리적 요구들이 충족되어야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들이 충족되어 여행을 위한 장소인 휴게소, 모텔, 공항, 열차에서 매력을 느낀다면, 우리는 지루한 일상, 이기적인 세상에서 벗어나 그 곳에서 슬픔, 외로움을 달래 줄 위안 같은 것을 은연중에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동기 - 이국적인 것에 대하여, 호기심에 대하여
다른 나라를 여행하다보면,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골목길, 현관문, 벽돌 같은 작은 것에 매혹을 느끼게 되며, 그것들을 평생 기억에 남기고 싶어서 사진을 찍는다. 이국적이라는 것이 대단한 무엇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좀 달리하면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된다. 선더랜드의 톰슨이라는 사람은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폼페이의 기둥에 2미터 높이의 문자로 자신의 이름을 새겨놓아 500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그 이름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에서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톰슨을 만나게 되는가!!!

알랭 드 보통이 소개하는『여행의 기술』은 이국적인 땅에서 톰슨과 같은 우둔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여행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궁금해 하는 것이 천편일률적인 관광객이 아닌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친절히 안내해 주고 있다.
 

풍경 - 시골과 도시에 대하여,  숭고함에 대하여
알랭 드 보통은 새로운 발견을 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여행의 길잡이가 되어주기로 한다. 우리의 영혼에 유익함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자연, 즉 풍경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여행을 해보라는 것이다. 절벽과 빙하, 밤하늘과 같은 숭고한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이 작아지고 초라해지는 것이 아니라 숭고한 장소들은 절망적인 순간에 우리를 위로해주어 한계에 부딪혔을 때 불안함보단 한계를 인정하게 해준다. 여행을 하면서 자연의 광대하고 압도적인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면 우리의 힘겨운 삶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좀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데에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술 - 눈을 열어주는 미술에 대하여,  아름다움의 소유에 대하여
이 책에서 가장 기대했던 테마가 아닐까 싶다. 알랭 드 보통은 안내자인 빈센트 반 고흐와 함께 프로방스로 여행을 떠난다. 그에게 프로방스는 흥미를 끌만한 걸 찾지 못한다. 그러나 많은 예술 작품들을 접하다보면 그것들은 자잘한 방식으로 우리가 여행하고 싶은 곳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고흐의 삶을 따라 가다보면, 그의 작품을 통해서 사람의 눈을 뜨게 해주어 우리가 여행할 곳을 선택하는 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아름다움을 붙들고 싶다면 카메라로 찍거나 그림을 직접 그려보고 글로 쓰는 방법이 있다. 존 러스킨은 ‘데생’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잘 그리는 것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데생’을 하면서 그냥 눈만 뜨고 보는 것이 아니라 살피게 해준다는 것이다. 글로 쓰는 것도 이 장소가 우리의 마음을 왜 사로잡았는지에 대한 답을 얻는 좋은 방법이라고 러스킨은 말한다. 사진을 찍다보면 사각의 테두리에 갇힌 풍경을 간직한다고 착각 할 수 있다. 그래서 세상을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고, 사진들을 많이 남기는 것이 아름다움을 소유한다고 생각해 버린다. 눈으로 맘으로 아름다움을 담고 느끼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를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귀환 - 습관에 대하여
일상 속으로 돌아오게 되면 여행이 꿈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또한 내 삶의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여행에서 느꼈던 것을 잊고 현재의 삶에 익숙해진다. 짧은 기간 동안에 느꼈던 여행으로부터 얻는 즐거움과 깨달음은 여행의 목적지보다는 여행하는 심리에 더 좌우된다.


여행의 심리를 우리 자신이 사는 곳에 적용할 수 있다면, 이런 곳들도 홈볼트가 찾아갔던 남아메리카의 높은 산 고개나 나비가 가득한 밀림만큼이나 흥미로운 곳이 될 수 있다. 내가 지금 있는 이곳에서 여행에서 느꼈던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장소를 탓하고 비관적으로 본다면 우리는 장소가 어디든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 우리가 타국으로 떠나기 전에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어 무심코 지나쳤던 자연, 풍경에 다시 주목해보라고 알랭 드 보통은 넌지시 건네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우리가 아는 흔한 여행에세이가 아닌 예술과 철학을 아우르며 안내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알랭 드 보통의 시선을 따라 떠난 여행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가 소개하는 여행의 기술은 마치 여행에서 느끼는 허무함을 채워주고, 무심코 지나칠 법한 부분들을 세심하게 안내해주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 ‘왜 나는 여행을 하는가’라는 질문의 답을 감히 찾았다고 얘기할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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