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이야기가 있는 詩] 유월의 사랑

  • 구름많음경주시21.5℃
  • 맑음홍천16.9℃
  • 구름조금포항22.6℃
  • 맑음대전22.3℃
  • 맑음양평18.9℃
  • 맑음부산23.5℃
  • 맑음동두천19.5℃
  • 맑음춘천18.6℃
  • 맑음서울24.0℃
  • 맑음북부산23.9℃
  • 맑음청송군17.2℃
  • 맑음목포23.7℃
  • 맑음임실19.9℃
  • 맑음상주21.2℃
  • 맑음진주20.8℃
  • 맑음보은20.1℃
  • 맑음제주25.4℃
  • 맑음금산20.6℃
  • 맑음여수24.0℃
  • 맑음이천18.1℃
  • 맑음거제22.2℃
  • 맑음양산시23.6℃
  • 맑음순천21.3℃
  • 맑음울진20.2℃
  • 맑음봉화15.8℃
  • 맑음보령21.6℃
  • 맑음해남22.2℃
  • 맑음백령도22.0℃
  • 맑음밀양23.0℃
  • 구름조금강진군23.5℃
  • 구름조금보성군22.8℃
  • 맑음수원20.4℃
  • 맑음광양시23.8℃
  • 맑음김해시23.0℃
  • 맑음전주22.8℃
  • 맑음강화20.8℃
  • 맑음영월18.5℃
  • 맑음인제15.6℃
  • 맑음울릉도22.4℃
  • 맑음세종21.2℃
  • 맑음북창원23.9℃
  • 맑음산청20.7℃
  • 맑음서산20.4℃
  • 맑음충주19.9℃
  • 맑음파주18.0℃
  • 맑음태백13.7℃
  • 맑음원주19.3℃
  • 맑음구미20.7℃
  • 맑음동해20.2℃
  • 맑음거창19.1℃
  • 맑음대관령9.3℃
  • 맑음장수17.6℃
  • 맑음창원22.7℃
  • 구름많음성산25.2℃
  • 맑음강릉20.7℃
  • 맑음고산24.4℃
  • 맑음진도군21.8℃
  • 맑음통영23.0℃
  • 맑음영광군22.2℃
  • 맑음정읍21.5℃
  • 맑음문경20.5℃
  • 맑음영덕19.4℃
  • 맑음서청주20.0℃
  • 맑음고흥21.7℃
  • 맑음영주18.4℃
  • 맑음영천19.4℃
  • 맑음속초18.5℃
  • 맑음대구21.1℃
  • 맑음제천16.6℃
  • 맑음의성19.2℃
  • 구름조금완도23.2℃
  • 맑음의령군19.2℃
  • 맑음인천24.7℃
  • 맑음천안18.7℃
  • 맑음함양군20.0℃
  • 맑음부여20.9℃
  • 맑음장흥23.1℃
  • 맑음서귀포26.3℃
  • 맑음광주23.0℃
  • 맑음정선군16.4℃
  • 맑음철원19.4℃
  • 맑음남원23.0℃
  • 맑음안동20.2℃
  • 맑음부안22.2℃
  • 맑음고창22.0℃
  • 맑음순창군21.3℃
  • 맑음북강릉18.3℃
  • 맑음추풍령19.1℃
  • 맑음군산22.0℃
  • 맑음북춘천17.7℃
  • 맑음고창군21.2℃
  • 맑음합천21.1℃
  • 맑음홍성20.2℃
  • 맑음청주24.5℃
  • 구름조금울산22.0℃
  • 구름조금남해22.4℃
  • 맑음흑산도24.9℃

[이야기가 있는 詩] 유월의 사랑

/ 기사승인 : 2015-07-07 15:06:30
  • -
  • +
  • 인쇄

  150707_113_20

 

 

 유월의 사랑
 

                                  ㅣ오대혁 ㅣ

 

노량진 골목길에서 그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에게서 돌매화나무 꽃향기가 피어났습니다
향기가 없는 천상의 꽃으로 뒤범벅된 그들은
팔짱을 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 했습니다
천상에서 몰래 한 사랑 때문에
인간 세상에 유배 온 그들은 애틋했습니다
켜켜이 쌓아온 그리움으로 뒤척이고 있었습니다

눈꽃 피어나던 날 그들을 보았습니다
눈 내린 자작나무 숲에 선 그들은
하얀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사랑해서 진저리치게 사랑해서
천상의 옥황상제며 후토부인이
아직도 그들을 시기한다고 했습니다
전라도 부안의 골방에 갇혀 으스름 달빛 아래
서성이던 남자가 여자에게 달려가니
어느새 여자를 땅끝마을 바닷가로 보내버렸답니다
사랑만큼 거칠고 모진 그리움이 보였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달맞이꽃이 피는 날
천상에선 단비가 내리는 오늘, 그들을 봅니다
그들은 팔짱을 으스러지게 끼고는
돌매화나무 향기를 뿌리고 있습니다
천상의 사랑이 익산의 들판에 피어납니다
그들의 사랑이 유월을 집어삼키며
천 년의 사랑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2015년 6월 20일)

아무도 길을 일러주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길눈이 밝아 사랑을 찾고, 직업을 찾고 제 갈 길을 가는 걸 보면 젊음은 참으로 대단하다. 그 남자가 노량진을 서성이기 시작한 것은 사랑하는 여자를 붙잡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시골에서 올라온 남자는 공부에 그리 대단한 취미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그저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여자를 가엾은 눈으로 응시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한 해가 지난 후 그 남자의 눈빛은 많이 바뀌었다. 반드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야 하겠다고 했다. 새벽 강의도 열심히 와서 들었다.(둘이 사귀려면 합격 소식을 들고 오라고 했나 보다.) 가끔 술도 한 잔 했는데, 남자는 서른 즈음에 느끼는 불안과 열정을 토해내곤 했다.

삼 년째 되는 해 남자는 시험에 합격했다. 먼저 지방직 시험에 합격하여 전라도 부안에 머물던 남자는 여자가 임용고시에 또 낙방할지도 모른다고 서울시 합격자 소식을 목 빠지게 기다렸다. 어둔 시골의 골방에 우두커니 앉아 석 달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리고 서울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그런데 떨어질 줄 알았던 여자가 임용고시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다. 남자는 강남구청에서 일하게 되었고, 여자는 전라도 해남 땅끝마을에 선생님으로 발령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애별리고(愛別離苦)’라. 사랑하는 그들은 견우와 직녀처럼 오작교를 놓아 만나야 할 판이란다. 서울에 신방을 차리고 남자와 여자는 지난 유월에 고향인 익산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다행이다. 사랑하는데 매일 볼 수는 없으니 참으로 그리울 수밖에 없겠다. 매일 붙어사는 것도 괴로움이니 그렇게 애틋하면 진짜 사랑을 느낄 수 있을지도(?).       

 

 

 

[저작권자ⓒ 피앤피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ISSUE

뉴스댓글 >

많이 본 뉴스

초·중·고

대학

공무원

로스쿨

자격증

취업

오피니언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