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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과잉금지원칙, 국가권력의 한계를 긋는 척도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6-03-17 14: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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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금지원칙, 국가권력의 한계를 긋는 척도”

 



▲최창호 변호사
변호사 시험을 목전에 두고 있는 법학전문대학원의 학생들은 3년이라는 단기간 내에 방대한 양의 법률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민·형사에 관한 공부를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여 공법 분야는 충분한 공부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과잉금지원칙은 반드시 공부하여야 하는 내용이다. 과잉금지원칙에 대한 교과서의 내용은 분량이 많지 않아 보이지만, 헌법재판을 이해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알파요 오메가에 해당한다.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기본권제한의 수권 규범이자 한계 규범으로 해석되고 있다. 여기서 도출되는 것이 바로 헌법재판 위헌 심사의 중추인 '과잉금지원칙(비례의 원칙)'이다. 헌법재판소는 국가권력이 기본권을 제한할 때 그 수단과 목적 사이에 적정한 비례관계가 유지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4단계의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친다.

첫째, 목적의 정당성이다. 입법자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을 함에 있어 그 목적이 헌법적으로 정당한지, 즉 공익적 가치를 지니는지를 살펴본다. 대개 국가안전보장이나 공공복리라는 명목하에 인정되고, 실무상 목적의 정당성이 부인되는 경우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둘째, 수단의 적합성이다. 설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입법자가 선택한 방법이 효과적이고 적절한지를 검토한다. 만약 선택한 수단이 목적 달성과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거나, 오히려 목적을 저해하는 비합리적인 것이라면 적합성을 상실한다. 이전에는 수단의 적절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최근에는 적합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셋째, 침해의 최소성이다. 과잉금지원칙의 정수이자 가장 치열한 법리적 다툼이 일어나는 지점이다. 설령 목적이 정당하고 수단이 적절하더라도, 국민의 기본권을 '덜 침해하는' 다른 완화된 수단이 존재한다면 그 법률은 위헌 선고를 피하기 어렵다. 입법자는 목적 달성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가장 온건한 수단을 선택해야 할 헌법적 의무가 있다.

넷째, 법익의 균형성이다. 마지막으로 해당 조치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공의 이익'과 그로 인해 희생되는 '개인의 기본권 침해'를 비교 형량한다. 아무리 중대한 공익을 위해서라 할지라도, 그로 인해 개인이 입는 피해가 사회 통념상 수인할 수 없을 정도로 가혹하다면 이는 헌법적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행정소송과 헌법재판의 접점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의 시각에서 볼 때, 과잉금지원칙은 단순한 이론이 아닌 구체적인 권익 구제의 도구로 파악하여야 한다. 행정청의 처분이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났는지(비례의 원칙 위반)를 다투는 행정소송과, 처분의 근거가 된 법률 자체가 헌법에 반하는지를 다투는 헌법재판은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침해의 최소성' 요건은 입법 형성권의 재량과 기본권 보호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침해의 최소성 원칙은 막연한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을 차단하고 입법자가 간과한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법치주의를 공고히 하는 밑거름이 된다.

과잉금지원칙은 국가권력이 비대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존엄을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로 파악되어야 한다. 국가가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삶에 개입할 때, 그 개입은 반드시 '필요한 만큼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 원칙은 헌법이 부여한 준엄한 명령이자 법치주의 최후의 보루이다.

과잉금지원칙은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고 살아있는 헌법이 우리의 이웃이라는 점을 인식시켜 줄 수 있는 나침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 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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