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특별기고문] 사법부의 정치사건 재판 - 송희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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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문] 사법부의 정치사건 재판 - 송희성 논설위원

/ 기사승인 : 2019-05-02 1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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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성.JPG
 
 

이념적·이론적으로 보면 민주주의에서 치자와 피치자는 동일하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 현실은 독일의 사회학자 로베르트·미헬스의 말대로 ‘선출된 자가 선출한 자를 지배’하는 형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모두를 싸잡아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을지 모르나 이것은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정권획득을 위한 집단의 구성원’일 뿐, 더 이상 국민의 대변자는 아니라는 말이 된다.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언필칭 국민의 뜻대로 활동하고, 국가정책을 국민의 의사대로 실현하기 위하여 정권을 잡아야 한다고 외쳐대고 있으나, 실질은 ‘이익단체’로 전락되어 있음이 보통이다. 그리고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기 보다는 자기들의 정치적 생명유지와 명예를 위하여 유익한 활동을 계속하게 된다고 하는 것이 정당 비판론자들의 견해이다.

 

이 점에서 헌법재판소·법원은 불필요한 정치간섭은 삼가야 하나, 정당 소속의 의원들이 활동을 민주적 대변자로 복귀시키기 위한 적극적 간섭·통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는 사법의 정치화가 아닌 또 하나의 권력분립기관의 기능으로 간주 된다. 흔히 헌법재판소를 “정치적 사법기관”이라고 하는 바,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의 활동이 입헌민주주의, 법치주의의 길을 걷게 하는 보장기관으로 평가하게 되고, 정치사건을 재판하는 기관·법치 행정 및 정치평화실현의 의지가 있어야 한다.

 

독일 포르스토프가 정치적으로 책임지지 않는 헌법재판소가 의회나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병들게 한다고 비판하였지만, 우리 현실에서 보더라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및 정치인에 대한 재판은 치자와 피치자를 분리 시켜 놓은 정치를 원상복구 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보크(Bork)의 말대로 사법기관이 정치를 컨트롤 하는 것은 사법병(judicial disease), 사법제국주의(judicial imperialism)의 현상이 아니라 사법 소극주의로 말미암아 민주주의가 왜곡되고 있는 것에 대한 치유책이 된다고 본다.

 

현대국가에서 다수의 횡포, 또는 권력구조의 남용을 방지하는 힘으로 국민의 집단적 항의는 너무나 많은 희생과 정치적 혼란을 가져온다. 그러나 사법기관의 간섭·통제는 평화적 권력 통제의 기능을 수행한다. 다만, 헌법재판소·법원 등이 정치활동에 간섭·통제할 때 다음 두 가지 점이 심각히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많은 재량적 통치권을 수행하는 통치권자를 견제할 때는 그들이 명백히 헌법위반·법률위반의 행위를 한 경우로 한정되어야 한다. 물론 통치권자들을 평화적으로 재판하는 것은 비극적으로 제거하는 것보다는 훨씬 민주적이요, 법치주의적이다. 그러나 통치권자의 국가와 국민을 위한 통치권행사에 조금이라도 손상을 입혀서는 안 된다. 그의 권한 행사 기타 행위가 분명히 반헌법적·반법률적이 아니면 그의 합목적적 고도의 재량은 허용되어야 한다. 그들에 대한 실정법 적용이 다소라도 무리가 있으면 잠재되어있는 지역감정만 현출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면 나의 기우일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태도를 취하라는 것은 아니고, 재판에서 국민의 선출 뜻을 다소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고, 대다수가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재판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행하여 져야 함을 잘 안다. 그러나 통치권자에 대한 재판은 또 다른 형평과 국민분열을 고려해야 한다.

 

둘째, 헌법재판소·법원의 정치인에 대한 재판은 그것이 앞으로 정치적 정의, 정치적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어야 한다. 만일 재판 후에 국민의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지나치다’는 감정이 있어서는 안 된다. 헌법과 법률적용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 그러나 대기업의 총수에 대한 재판에서 법 이외의 경제 사정을 고려하듯이 전직 통치권자에 대한 재판에서는 고려할 점이 있다고 본다.

 

이번 재판은 과거 쿠데타를 한 신군부출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과는 다른 점이 있어 보인다. 다행히 국민의 정서는 전직 두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헌법과 법률을 준수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재판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숨은 반대를 고려해야 한다면, 내가 겁 많은 주장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의 정치 상황이 적폐청산, 악습적 관행 불식의 계기가 된 점에 대해서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대판은 정의로울 뿐만 아니라, 형평적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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