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필기시험
1) 국어(85점)
김춘호 선생님께 국어를 들었습니다. 국어를 마지막으로 공부한 것이 수능을 쳤을 때라, 8년 만에 다시 문법을 맞닥뜨리는 것이 무척 난감했습니다.
김춘호 선생님이 강조하신 것은 ‘외우지 말아라’였습니다. 외우는 것이 아니라 돌에 새기듯 머리에 새겨, 저절로 기억이 나도록 반복하라고 하셨습니다. 수업이 있는 요일만 국어하고 땡이 아니라, 매일 하루에 한 번 배웠던 부분을 읽으라고 하셨습니다. 솔직히 사기당하는 기분이었지만 속는 셈 치고 믿었습니다.
선생님이 매주 시키는 대로 한 사람 손 들라고 하실 때 쑥스러워 들지 않았지만, 시키는 대로 줄곧 했습니다. 하루에 한 번씩 읽었고, 외우려 들지 않았습니다. 한자어는 과감하게 버리고 사자성어만 외웠습니다.
그 결과 고득점은 아니지만 틀리지 말아야 할 것을 틀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번 시험에서 한자어가 두 문제가 나오고 사자성어 중 모르는 것이 나와 당황했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전부 맞았습니다. 7급이라 문제가 조금 심술(?)을 부린 것 같은데, 9급 시험에서는 선생님이 외우라고 한 사자성어만 외우면 틀릴 수가 없다고 장담합니다.
2) 영어(80점)
영어는 제가 제일 취약한 과목이었습니다. 문법이나 다른 것은 괜찮은데 어휘가 문제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6개월 정도 해보고 접었습니다. 무책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제 딴에는 선택과 집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점수를 더 효율적으로 얻을 수 있는 과목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어휘 문제가 최대 6개 나온다고 생각하고 70점 이상을 목표로 잡았기 때문에 제 선에선 꽤 선방한 점수가 나왔습니다. 영어는 이제 대체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크게 신경 쓸 과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 한국사(100점)
가장 약한 부분은 연도별로 세세하게 순서를 맞춰야 하는 문제 유형이었습니다. 연도를 외우기보다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 시간 순서대로 모든 사건을 나열했습니다. 그러면 사건의 위치를 이미지로 기억하기 때문에 연도를 굳이 외울 필요가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내년부터 한국사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되고,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공무원 한국사보다 난이도가 낮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일 과목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4) 헌법(90점)
저는 메가 공무원학원에 소속된 채한태 교수님께 헌법을 들었습니다. 저는 법 과목을 듣는 것이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혹시 법전을 달달 외워야 하는건가, 할 수 있을까 오만가지 걱정과 함께 첫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교수님의 첫인상은 무척 부드럽고 카리스마 있으셨습니다. 대학 다닐 때 보던 교수님의 인상이 강해서 신기했는데, 정말 교수님이셔서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교수님의 수업은 집중도가 좋습니다. 헌법은 방대한 범위를 가진 과목입니다. 문장 하나하나 읽고 판례 하나하나 외워서는 절대 고득점을 이룰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무엇이 중요한 판례인지 알 수 없고 무엇이 집중해서 봐야 하는 내용인지 알 수 없습니다.
채한태 교수님은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를 정확하게 가려주십니다. 처음에 기출문제집과 이론집을 받았을 때 뜨악했던 기분을 잊지 못합니다. 이 두꺼운 책을 어느 세월에 보나, 다 볼 수는 있는 건가 황당했던 기억이 뚜렷합니다. 그러나 교수님의 수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그 두꺼운 책이 끝나 있습니다.
채한태 교수님의 수업은 몰입도가 좋습니다. 보통 75분에서 90분까지 한 교시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다른 수업 50분과 비교해서 크게 길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교수님의 수업 방식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은 수업 때 관련된 사건과 배경을 함께 설명하여 기억하기 쉽게 해주십니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끊임없이 격려하시고, 공무원이 됐을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기타 조언들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그 말씀이 마치 제가 이미 합격하여 공무원이 된 것처럼 느끼게 하여 굉장한 동기 부여가 됐습니다. 헌법을 공부해 본 수험생이면 느낄 것입니다. 방대한 판례와 이론 속에서 어떤 것을 주목해야 하는지 구분해 내는 능력이야말로 수험을 성공적으로 끝내는 가장 큰 열쇠입니다.
5) 행정법(90점)
백영민 교수님께 행정법을 들었습니다. 백영민 교수님은 질문을 자주 하십니다. 저는 질문에 꼬박꼬박 대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행정법은 워낙 판례가 많고 개정이 자주 되고, 며칠 안에 이의신청이나 소송 청구를 해야 한다 등의 세밀한 암기사항이 많습니다. 그런 것들은 잠시만 방심해도 기억에서 휘발되기 때문에 수업 때 입으로 소리내어 대답하는 것이 대단한 복습이 되어줍니다.
백영민 교수님은 순환 첫 수업 때 여러 조언을 해주십니다. 그중 하나가 '앞자리에 앉으라'와 ‘수업에 빠지지 마라’였습니다. 저는 두 가지를 다 지켰습니다. 앞자리에 앉아 교수님이 묻는 말에 열심히 대답했습니다. 그 결과 3순환쯤 지나니 따로 복습하지 않아도 행정법 점수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행정법은 한번 점수가 궤도에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교수님의 말씀이 진실로 판명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또 이건 헌법도 마찬가지인데, 법 과목은 특강 수강 필수입니다. 특히 행정법 법령특강과 문제풀이는 꼭 들으시기를 추천합니다. 문제를 보는 관점이 바로 잡혀야 속도도 오르고 합격권 점수도 잡을 수 있습니다.
6) 행정학(95점)
행정학은 기출문제가 정말 중요합니다. 행정학 역시 범위가 넓고 이게 뭔가 싶을 만큼 여러 학문이 종합되어 있기 때문에, 이론만 보고 뭐가 중요한지 집어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10개년 기출을 사서 빈출되는 문제와 이론을 연관지어 정리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회독과 반복이 중요합니다.
7) 지방자치론(90점)
지방자치론은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 국가직을 같이 준비해서 경제학원론을 택하려고 했는데,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고심하던 차에 메가 공무원에 소속 된 채한태 교수님으로부터 지방자치론으로 바꿀 것을 제안받았습니다. 길어야 한 달이면 충분하다는 말씀이 믿기지 않았지만 속는 셈 치고 바꿨습니다.
실제로도 지방자치론은 딱 열흘 공부했고, 생각 이상으로 좋은 점수가 나왔습니다. 이론 없이 기출문제집만을 사서 2회독하여 오답노트를 만들고 달달 읽었습니다. 지방자치론은 단기간에 점수 올리기에 정말 좋은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국가직을 같이 준비하느라 경제학을 선택하셨는데 점수가 잘 오르지 않는다면, 지방직에서는 지방자치론으로 환승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2. 면접준비
면접 준비는 메가공무원에 있는 채한태 교수님의 인터넷 강의를 들었습니다. 필기합격 발표일과 면접일 사이에 2주 남짓한 시간만이 있었고, 먼저 합격하여 발령받은 9급에 근무 중이었기 때문에 오후에 들을 수 있는 인터넷 강의가 적당했습니다.
특히 강의 중에 알게 된 경기도의 정책이 저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면접위원이 저에게 경기도의 정책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느냐 물었고, 저는 채한태 교수님의 강의에서 알게 된 ‘골목상권 공동체 육성에 대한 조례’가 제정 중인 것을 답변했습니다. 평소 취약하던 질문 중 하나라 유의해서 수업을 들었었고, 그 질문을 받았을 때는 반가운 마음까지 들었습니다.
7급 면접을 준비할 때는 실전 연습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두 달 전 9급 면접을 준비할 때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때도 종로학원에서 채한태 교수님의 면접특강을 들었는데, 교수님께서 실전처럼 면접위원으로 역할해주셔서 감각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채한태 교수님의 면접 강의는 체계적입니다. 면접 평정이 이루어지는 항목과 포인트를 개괄적으로 집어주신 후, 구체적으로 어떻게 답변해야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세세하게 코치해주십니다. 예를 들면, 면접관이 마스크를 내려 얼굴을 확인하고자 할 때 그냥 내리지 말고 네 알겠습니다, 하고 대답한 후 내려야 한다는 등, 이런 것까지? 싶을 만큼 하나하나 꼼꼼하게 짚어주십니다.
실제로 저는 9급 면접에서 마지막에 ‘집에 가서 생각해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멘붕이 이런 건가 싶을 만큼 눈앞이 아득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 마지막까지 예절을 다하라고 하신 것이 생각났고, 최선을 다해서 표정관리와 동시에 정중하게 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저는 그 9급직에 수석으로 합격했습니다.
면접을 다루는 학원과 강의가 많은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저는 단연코 채한태 교수님의 강의를 추천합니다. 제 경험이 틀리지 않다면 채한태 교수님만큼 세심하고 치밀한 강의는 드물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또 하나는 면접 당일의 컨디션입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있거나 긴장을 너무 심하게 한다면 알맞은 처방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체질에 따라 청심원과 천왕보심단 중에 택1 하셔도 됩니다. 청심원은 체질에 맞지 않을 시 오히려 멍하게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고 하니 잘 알아보고 복용하시기를 권합니다.
저는 청심원이 받지 않는 체질이라 약국에서 천왕보심단을 구입하여 면접 1주일 전부터 복용해 컨디션을 조절했습니다. 다른 분 이야기를 들으면 인데놀 처방을 받기도 한다니, 저처럼 극도로 긴장하시는 분은 참고하셔도 좋을 듯합니다.
3. 후기
시험 당일날 볼 수 있는 간이책자를 만들어두는 것도 좋습니다. 시험날 책을 펴봤자 눈에 안 들어옵니다. 그럴 때 볼 수 있는 소책자를 만드는데, 모르는 것보다는 안다고 착각하는 것을 적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시험 직전에 확인하면 기억의 정확도를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년부터 시험제도가 크게 바뀌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공부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고 왕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옵니다. 건승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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