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앤피뉴스=마성배 기자]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 사비로 간부의 식사를 대접하던 이른바 ‘간부 모시는 날’ 관행이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전반에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인사혁신처와 함께 올 한 해 동안 전 중앙·지방정부의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근절을 위한 우수사례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간부 모시는 날’ 실태조사 이후, 각 기관의 후속 조치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조사 결과 중앙행정기관에서는 ‘간부 모시는 날’ 경험 비율이 지난해 10.1%에서 올해 7.7%로 2.4%포인트 줄었고, 지방자치단체는 같은 기간 23.9%에서 12.2%로 11.7%포인트나 감소해 체감 변화가 더욱 컸다.
우수사례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기관장 명의로 근절을 공식 당부하고,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하는 한편 점심 문화 개선을 위해 기관장과 직원이 함께하는 소통행사를 추진한 점이 꼽혔다.
서울시는 올해 4월 e-인사마당에 ‘모시는 날 익명신고센터’를 개설해 본청과 사업소 직원이 피해 사실을 신고할 수 있도록 했고, 접수된 내용을 토대로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체계적인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전라남도는 ‘공감페이’ 운동을 통해 식사비를 개인별로 정산하는 더치페이 원칙을 전 직원에게 안내·확산하고, 부서 회식이나 식사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공통경비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사적 부담 문화를 구조적으로 차단했다.
점검 결과 각 기관은 기관장의 근절 의지를 바탕으로 청렴 교육과 자체 실태조사를 병행하며 다각적인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 아산시는 ‘쿠션어 제안 경진대회’를 열어 상대를 배려하는 말투를 조직 전반에 확산했고, 산림청은 ‘따뜻한 말’ 사용 문화를 통해 상호 존중 기반의 소통을 강화했다.
인사혁신처는 청년공무원의 출근길이 어렵지 않길 바란다는 의미의 ‘청출어람’ 프로그램을, 강원특별자치도는 점심시간을 활용해 6급 이하 직원이 멘토가 되고 간부가 멘티가 되는 ‘런치앤런(Lunch&Learn)’을 운영하며 리버스 멘토링을 정착시키고 있다.
재외동포청은 부서가 다른 실무 직원 3인을 무작위로 매칭해 소통하는 ‘랜덤커피’ 프로그램을 도입해 올해 상반기에만 59명이 참여했고, 광주광역시 북구는 팀 간담회비를 지원하는 ‘소통 한 스푼’ 프로그램으로 직원 간 교류와 연대감을 높였다.
행안부는 그동안 인사혁신처와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중앙·지방정부 조직문화 담당 부서장을 대상으로 대책회의를 올해 1월과 7월 두 차례 열고, 근절 권고 공문 발송과 현장 간담회를 3~4월과 9월, 11월에 걸쳐 진행하며 분위기 확산에 힘써왔다. 2026년 상반기에는 인사혁신처와 추가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번 점검에서 발굴한 우수사례를 전 기관으로 확산해 조직문화 개선 노력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리도록 할 계획이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은 “각 기관이 현장의 특성을 반영해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점검은 의미가 컸다”며 “‘간부 모시는 날’과 같은 불합리한 관행을 뿌리 뽑고, 세대와 직급을 넘어 자유롭게 소통하는 열린 공직문화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 공직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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